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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커넥터 김도희 Oct 17. 2021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우리 모두가 함께 쓰는 나나랜드 선언문


청개구리 전래동화 결말은 다시 쓰여야 한다. 엄마 말씀을 안 들은 청개구리가 정말 잘못한 걸까? 그 삶은 분명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청개구리처럼 살기로 했다. 


어릴 적 나는 청개구리처럼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배운 대로 나는 착실히 부모님과 사회가 기대하는 바에 따라 살았다. 청개구리 전래동화의 교훈은 '부모님 말씀을 잘 듣자'. 평생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땅을 치고 후회하며 엄마의 마지막 유언을 받아들인 청개구리. 강가에 묻어달라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청개구리는 강가에 엄마의 무덤을 만든다. 무덤을 강가에 두면 떠내려 갈 수도 있는데, 청개구리 엄마가 했을 이 말이 진심 일리가 없다. 청개구리 엄마는 항상 자신의 말과 반대로 행동하는 아들을 위해, 강가에 묻지 말라는 의미로 유언을 남겼을 뿐. 결국 엄마의 무덤은 강물에 실려 떠내려가고 청개구리는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평생 개굴개굴 울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런데, 청개구리 이야기가 꼭 새드엔딩이어야 할까? 정말 우리는 청개구리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걸까. 누군가 시키는 대로 사는 대신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살던 청개구리는 해피엔딩을 누릴 자격이 있다. 부모도 청개구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청개구리도 부모의 말씀을 한 번이라도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알았다면 어땠을까. 엄마 청개구리도 죽지 않고, 청개구리와 부모는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그래서 나는 청개구리 전래동화의 교훈은 '부모님 말씀을 잘 듣자'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하고, 서로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라고 믿는다. 그랬다면 청개구리도 바보같이 부모님의 무덤을 강가에 만들진 않았을 거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오히려 시키는 대로 하다가 목숨을 잃은 수 백 명의 아이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아픈 기억에도 불구하고 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여전히 많은 것에 질문하지 않고 남들처럼, 사회가 그려놓은 대로 살아가고 있다.


'대학 가고 나서 연애도 하고 자유 시간도 갖고... 취업하고 나서, 결혼하고 나서... 이 나이엔 이런  연봉과 집 정도는... 여자는 말이야, 남자는 말이야'

유튜브 MKTV 캡처

평생 끝나지 않는 레이스와 획일적인 삶의 압박. 우리나라 최고의 데이터 분석가이자 <그냥 하지 말라>의 저자 송길영은 유튜브 'MKTV 내일 수업'에서 한국 사회에는 대부분의 인생의 대소사에 '적령기'가 만연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모든 연령대에서 죽을 때까지 고민하는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는데 바로 시간, 돈, 나이다. 시간은 없는데 평생 나이에 따라 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고, 사회적 평균값이 정해지는 셈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변하고 있는데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제자리다. 개별적 존재이자 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획일적인 타임라인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뇌를 관통한 것만 같은 그의 팩트 폭격에 속이 뻥 뚫렸다. 그와 동시에 대학 졸업을 앞둔 취준생 시절, 사회가 그려 놓은 트랙에서 벗어나진 않을까 두려움에 떨던 나의 모습도 오버랩되었다. 당시 취업 강의를 전담한 교수님은 이 나이 때 이 스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우리는 사회와 인생의 낙오자라며 우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리고 나는 아무런 스펙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걸까? 우리의 생각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질문하고, 의심하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


나나랜드를 꿈꾸는 모든 분들께 바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과의 관계나 환경에 대해 수많은 질문이 떠오른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 기록이다.


책 제목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로 정했다. 계속 성장하고 질문하며 사랑하며 살아가는 그곳, 두 발을 딛고 서서 살아가는 현재의 어느 곳이든 자신만의 ‘나나랜드’일 수 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라는 제목에는 유토피아가 그러하듯 나나랜드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고 존재할 수 있으나, 어디에도 머물지 않으며 완전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라는 말처럼,  너무나도 평범한 대한민국 1990년생의 10년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록이자, 사회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자 싸워온 일종의 ‘반위정척사운동’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눈을 가질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누구나 '나만의 나라' 나나랜드를 세울 수 있으니까.

조금의 용기만이 필요할 뿐이다.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카카오톡 선물하기: https://bit.ly/466Dy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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