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이름의 규칙이 아닌가.
'10분 규칙' 이라니..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꼭 도전하게 되는 하루의 10분'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 10분 일찍 일어나기'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10분 운동하기' 등등..
하루의 24시간을 1,440분이라고 치면, 고작 하루의 1/144인 이 10분을, 우리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있다. 슬프게도, '하루 10분 산책하기' '좋은 생각 10분 하기' 등의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진부하지만, 프레젠테이션에서 10분 규칙은 정말 중요하다.
인지 기능에 대한 연구정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람은 10분 동안은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11분이 아니라 10분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의 뇌는 10분이 넘으면 지루해하고,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 심하면 하품을 하며 꾸벅꾸벅 졸음 준비를 한다는 말이다.
프레젠테이션 장소야 일반 청중들이 모여있는 강당과는 다르니, 그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져서 꾸벅꾸벅 조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나 역시 내 프레젠테이션에서 졸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리 갑이라지만 사람이 앞에서 설명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졸 수가 있냐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집중력이 끝까지 유지되도록 하지 못한 내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문제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통 15분에서 길게는 30분 정도가 주어지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청중의 뇌가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전달력이 좋다는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봤을 것이다. 자 이제 한번 보고 '우와~' 했던 그 영상을 다시 한번 봐보자.. 그리고 정확히 10분이 지난 시점을 집중해서 봐보자! 무엇이 보이는가?
30분에 걸친 잡스 형님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정확히 10분 지점에서 분위기가 한번 바뀌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슬라이드에 뭔가 결정적인 키워드가 나오거나, 제작한 광고 영상이 흘러나오거나,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으로 전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달력이 좋다는 그 형님도, 말(얘기)만으로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심지어 2007년 맥월드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 지 정확히 10분 지난 후에 새 텔레비전 광고가 흘러나온다. 10분 규칙을 정확히 지킨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할 때, 내 프레젠테이션에서 10분이 되는 지점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10분이 되는 지점에서 한 번쯤은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 내 프레젠테이션에 동영상이나 시연할 것이 딱히 없다면, 슬라이드의 배경색을 달리하거나, 슬라이드 분위기를 정말 다르게 해야 한다. 그 부분도 고객사의 분위기(예를 들어, 보수적인 기업)로 인해 전환이 어렵다면, 10분 되는 지점에서 내 목소리라도 지금껏 설명해온 것과는 달리 강하게 강조를 하거나, 오프닝 때 라포 형성을 하는 것처럼 하나의 에피소드를 꺼내야 한다. 유머에 자신이 있다면 가벼운 유머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1막이 끝이 나면 어두워지는 연극이나, 1막의 끝을 알리는 엔딩곡을 하는 뮤지컬은 아니지만, 지난 10분간의 집중력을 다시 깨워줄 수 있는, 뇌를 자극할 수 있는 뭔가는 분명 필요하다. 내가 가진 장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찾아, 앉아있는 졸린 뇌를 자극하자. 그게 무엇이 됐든..
10분 규칙은 분명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