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이 잡혔다."
"날짜는 며칠이고, 준비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등을 하자~"
오전 회의에서의 전달 내용이다. 담당자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TFT를 구성하여 어떻게 협업을 해야 할지 지시를 하였다.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에 회의를 마치고 잠시 탕비실에 들려 커피를 타서는 동료와 담배를 피우고 왔다. 자리에 앉아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고, 또다시 여느 다른 날과 다름없이 점심을 먹고, 그리고 또다시 이런저런 시답잖은 잡담을 하다가 오후 일과를 시작한다.
점심식사 시간 이후 잠시 외근을 나가는 길에, 오전에 담당자로 배정된 후임의 자리를 살짝 본다. 어김없이 모니터에 띄어져 있는 파워포인트.. 또.. 또.. PPT.
프레젠테이션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프레젠테이션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제안서 작성부터 어려워한다. 그런 친구들에게 꼭 해주는 얘기가 있는데, 한번 얘기해주면 잘 따르는 친구들이 있지만, 몇 번을 얘기해도 도루묵인 친구들이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처음부터 PPT를 열어서는 안 된다.'
PPT는 키워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이지, 글과 문장을 담는 그릇이 아니다. 뭘 얘기해야 할지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PPT를 통해 글을 작성하기 시작하면, 매 슬라이드마다 내용보다는 꾸미기에 시간을 쏟게 된다. 내용을 작성한다 해도 그 내용은 이미 이 산과 저 산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글과 문장을 담는 그릇은 워드나 메모장과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아니면, 초반 글에서 언급했던 탕비실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A4이면지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좋다.
특히 몇몇 성격 급한 사람들은 여지없이 PPT부터 띄우는 습관이 있는데, 난잡하게 보일지언정 A4지에 낙서를 하라고 팁을 준다. 그 안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뽑아낸다면 그다음부터 제안서 작성은 훨씬 수월해지며, 제안서 작성에 고생할 이유가 1도 없다.
제안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첫 번째가 키워드를 뽑지 못해서 이고, 두 번째가 뼈대가 없기 때문이다. 뼈대란 다른 여느 기획서, 제안서와 같이 서론, 본론, 결론에 이르는 누구나 아는 순서를 말한다. 내가 뽑은 키워드를 A4지의 하얀 여백 젤 위에 크게 써놓은 뒤에, 뼈대를 만들어 보자.
서론_ 발표의 명분(아이스브레이킹, 말 걸기)
본론_자기소개, 시장 상황, 아이디어, 목표, 향후 계획
결론_Appendix(자기 어필, 확신)
서론은 일반적으로 '발표의 명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아이스브레이킹처럼, 앉아 있는 청중들에게 처음 말을 건다고 생각하면서 쓰면 된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서 있게 되었는지, 오늘 어떠한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를 할 건데 잘 들어주십사~ 하는 그런 말들을.. 혹은 목차를 통해, 프레젠테이션의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작성하는 것도 좋은 시작일 것이다.
서론 뒤에 오는 본론에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쓰면 된다.
먼저 우리를 소개하고, 시장 상황을 얘기하고, 우리의 아이디어 및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이 되는 '목표', 그리고 향후 계획까지 슥슥 낙서같이 작성하면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이유가 '본론'이기도 하기에, 처음에는 장황하고 디테일한 것까지 생각나는 데로 다 작성을 하고, 그 뒤에 정리하면서 첨삭의 과정을 거치면, 아주 좋은 본론이 될 수 있다.
결론은 Appendix라고 생각하면 쉽다.
앞에서 얘기한 것들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 중요 키워드를 다시 한번 언급해주고, 우리를 선정하는데 필요한 확신을 주기 위한 어필 같은 것들을 해주면 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낙서하듯 A4지에 작성하였다면, 그 내용들의 중요 키워드만을 꺼내어 PPT에 작성하면 된다. 그럼 끝이다.
제안서를 이쁘게 꾸미고, 화사하게 만들고 하는 것들은 뼈대 작성 후 해야 하는 것들이다.
제안서를 작성할 때 PPT를 먼저 열지 말고, 이렇게 A4 지에서부터 시작한다면 40페이지 정도 되는 내용의 제안서를 30분이나 1시간 내에 작성도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PPT에 시간을 덜 쏟게 되어,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내용 자체에 더욱 견고함과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제안서를 잘 쓰고 싶다면..
제발 PPT부터 여는 습관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