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네즈 신사로 향하는 길목, '본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작고 소박한 사탕 가게 긴타로 아메(金太郎飴)가 있다. 진열대에는 다양한 전통 캔디와 함께 긴타로 아메가 정갈하게 놓여 있다.
이 막대 사탕은 단단하고 불투명하며 빨강, 노랑, 흰색 등 여러 색이 층층이 쌓인 모습이다. 사탕 속에는 길게 늘어진 긴타로의 얼굴이 반복되어 들어 있어, 어느 지점을 잘라도 똑같은 얼굴이 드러난다. 잘라도 잘라도 다시 나타나는 이 반복된 얼굴은 구조 그 자체가 주는 독특한 재미를 보여준다.
사탕 단면마다 반복되는 얼굴의 주인공, 긴타로(金太郎)는 일본 설화 속 어린 영웅이다. 산속에서 곰을 비롯한 동물들과 어울리며 힘을 기르는 그는 아직 경험은 부족하지만, 장차 위대한 무사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긴타로가 성인이 아닌 소년의 모습으로 설정된 이유는 자연 속에서 힘과 용기를 키워가며 잠재력과 순수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린 영웅의 모습은 모험의 긴장감을 더하면서도 독자에게 친근함과 교훈을 전달한다. 한국으로 치면 서자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홍길동이나, 만화 속에서 굵은 팔뚝으로 괴력을 발휘하던 주먹대장의 이미지가 겹쳐 보인다.
일본의 거리나 상점에서 긴타로의 이름과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어디를 잘라도 얼굴이 나오는 ‘긴타로 아메’ 사탕과 각종 장식, 상호를 통해 긴타로는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이름이 이자카야를 통해 소비되기도 한다. 부산에만 해도 ‘긴타로’라는 간판을 단 가게가 여럿이고, 한자 발음 그대로 ‘김태량’이라 부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술잔을 기울이는 손님들은 긴타로가 곰과 씨름하던 전설 속 괴력 소년이라는 사실은 모른 채, 그저 가게 주인의 이름쯤으로 여기며 스쳐 지나갈 뿐이다.
긴타로는 옛날이야기 속 주인공에 머무르지 않는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단오)이 되면, 일본 가정에서는 긴타로 인형을 장식하며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기원한다. 붉은 하라가케(복대 겸 턱받이)를 두르고 커다란 도끼를 든 긴타로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강인함과 용기’를 상징하는 대표적 마스코트로 사랑받고 있다.
긴타로의 생명력은 현대 대중문화로도 이어진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물론, 각종 캐릭터 상품과 장난감의 모티브로 재해석되며 그의 강렬한 설정은 여러 현대 캐릭터의 원형으로 투영된다. 긴타로는 전통적 서사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지며, 과거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시대를 건너 살아 움직이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