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름이다.
해와 달 생각이 났다.
친구들과 밖에서 놀다 보면
저녁이 되는 줄도 몰랐다.
시계를 볼 겨를도 없이
고무줄을 넘고, 술래를 피해 달리고,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놀이터 그네 그림자가 길어지면
이제 슬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저쪽 산 너머로 기울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둘 집으로 향했다.
겨울에는 그 그림자가 더 빨리 길어졌다.
분명 같은 시간까지 논 것 같은데
어느 날은 벌써 깜깜했다.
그때 알았다.
겨울 해는 빨리 진다는 걸.
사계절의 특징을 교과서에서 배우기 전
나는 그렇게 하늘을 보며 배웠던 것 같다.
며칠 전,
시계가 없는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 시간에 맞춰
학원에 가는 게 신기해서 물어봤다.
“넌 시계도 없는데 어떻게 시간을 알아?”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해가 저쪽 건물 위로 가면
출발하면 돼.”
그 말을 듣는 순간
놀이터 한복판에 서 있던
어린 날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일 년 중
달이 가장 둥글게 뜨는 날을 기다렸다.
마당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엄마는 가끔 그러셨다.
“예전엔 달빛이 참 환했어.
온 마을이 다 보일 만큼.”
오늘 밤은
놀이터에 내려앉은 달빛을
잠깐 바라보고 싶다.
그 빛 아래 서 있으면
어린 날의 내가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