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안에서 나는 자랐고 이젠 너에게 그 하늘을 이야기해.
오늘도 하늘 안에서
구름들은 뭉게뭉게
너희들만의 놀이터를 만드는구나.
이슬 맺힌 이른 아침에는
토끼가 되어
총총 뛰어놀고,
따스한 햇님이
같이 놀자고 나오는 오후에는
강아지가 되어 꼬리를 살랑 흔들며
너를 잡아 보라며 숨바꼭질하고,
별들이 오기 전엔 고양이가 되어
처마 밑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어떤 날은 어린 나를 놀래키려
도깨비로 변해
고추밭에 있던 엄마 품에 달려가
펑펑 운 적도 있었지.
어른이 되기 전,
너희들의 하늘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하루가 금세 가곤 했단다.
어린아이에서
어느새 훌쩍 큰 어른이 된 나는
하늘 안에서 너희들이 그려준
아름다운 놀이터의 모습을
나의 아가에게도 자랑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해하더구나.
하늘아,
구름아,
햇님아, 그리고 별들아.
작은 어린아이였던 내 마음속에
크고 반짝이는 보석을 심어주어
정말 고마워.
구름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던 날, 난 배추도사 무우도사가 이 구름 속 어딘가에 정말 살고 있다고 믿었어요.지금도 가끔 그래요—그들이 조용히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