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와 선영
창작 청소년 소설 연재합니다.
수상한 고양이 제1화
1. 은희와 선영
빨간 스포츠카가 학교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윤기가 넘치는 최고급 정장을 입고 멀리서도 명품시계가 보이도록 팔을 한번 위로 올리고 옷깃을 매만진 뒤 차 문을 닫는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 바로 옆에 집을 지어 직주 근접 거리지만, 출근할 때만큼은 스포츠카를 고수한다.
골갑예술중학교 교장, 성공한 피아니스트 박선영.
사립중학교로 살아남아 최고의 명문 중학교가 되기까지, 어쩔 수 없는 비리를 저질러왔다. 작게는 비정규직 선생님의 노동착취부터 크게는 학생들의 교내 대회 상장 조작, 각종 뇌물 수수까지…….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 어 그래 나래야. 이번에 첼로 수상 축하해~ 다음에도 좋은 성적 거두자~”
며칠 전 나래엄마에게 명품 시계를 받은 터. 더욱 친절하게 대해준다.
‘이쁜 것들은 이쁜 짓만 한다니까.’ 입고리를 치켜올리며 교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 갔다 나오는 승희가 멀리 보인다.
‘쯧쯧쯧 애가 실력만 있으면 뭐 해. 부모가 학교 한 번을 안 오니 원. 내가 신경 써주고 싶어도 써줄 필요가 없지!’
‘그건 그렇고 새는 돈을 막고, 오는 돈을 늘려야 살아남는 법. 이번에 새로 장은희선생한테 당분간 학교 순찰 좀 보라고 해야겠다’
교장실 문이 열리고, 장은희선생이 들어왔다.
아이들도 가르치고 학교에서 자질구래한 일도 시킬 겸 계약직으로 뽑았다. 요즘 취직이 안 돼서 그런지 스펙은 화려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선영은 그저 싼 값에 사람을 부리는 최적의 방법을 알고 있다. 적당히 생각해 주는 척하면서 잘해주면 기대 이상으로 일을 해낸다. 착한 사람들을 적절히 이용하는 법은 풍선껌불기보다 쉽다.
“당분간 애들 학교에서 연습하고 가면 저녁에 9시까지 학교에서 연습실마다 문단속 좀 하고, 퇴근하도록해. 애들 비싼 돈 내고 학교 다니는 데 학교에서 연습실 제공해 주면 좋잖아. 아이들 위해서 그 정도 수고는 해줄 수 있지? 그전에 우리 집에 와서 열쇠꾸러미 받아가고”
“네? 아 ……저는 ……”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