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피처 그곳은 일본
대학을 졸업하고 정형화된 한국사회가 숨 막혀 외국생활을 꿈꾼 나는 친구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해 캐나다로 떠났다. 당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하늘에 별따기라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철저히 준비한 덕에 한 번에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일 년짜리 비자를 나는 한 달도 못써보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유는 언어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 자금 만들기와 비자 준비에만 몰두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영어공부를 소홀히 했다.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먼저 유학원을 통해 홈스테이와 어학교를 다니는 등 어느 정도 안전한 루트를 이용하는듯했다. 하지만 20대 초반 패기롭게 정해진 길은 싫어! 를 외치면 떠난 나는 보기 좋게 이른 귀국이라는 실패를 맛보았다.
한국으로 귀국한 나는 자신을 탓하며 집안에 틀어박혀 친구들과의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탔다. 그러던 중 친구 두 명이 나의 귀국소식을 들었는데 캐나다에서 아주 나쁜 일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귀국한 것이라고 잘못 알고 너무 걱정이되 우리 집 앞까지 찾아와 주었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고마운 친구들)
친구들은 순수하게 위로해 나를 일으켜주었고 가족 또한 사랑으로 기다려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우울해하지 말고 남은 돈으로 네가 좋아하는 일본이라도 다녀오라는 말에 생각정리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그렇게 떠나온 일본은 여전히 활기차고 즐거웠다. 그러다 문득 일본어를 모른 채 하는 여행은 반쪽짜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의 설욕을 풀기 위서라도 제대로 한번 일본어 공부해 보자!라는 마음이 불쑥 들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1년간 열심히 일본어를 공부해 일본어능력시험의 제일 높은 레벨인 N1을 취득 후 이번엔 워킹홀리데이가 아닌 유학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