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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같은 하루

몽골해외봉사

몽골에서 여러분에게 엽서를 띄웁니다.


어제 7월 2일 장마빗 속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20명의 학생들과 함께 버스에 올랐습니다. 김해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탄 시간이 오후 4시 30분, 몽골 울란바토르에 도착하니 그곳 시간으로 8시였습니다.


스무명의 학생들의 짐을 챙기고 입국 수속을 받는데 입국심사관이 한국말로 '숙소?'하고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못 알아들어 당황하다가 나중에는 '테르지 국립공원'이라고 대답하니 순순히 입국 허가서를 내 주었습니다.


얼마전에 어느 대학에서 몽골에 의료봉사를 왔다고 했다가 일행 모두 입국이 거절되고 추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 와서 도와준다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추방을 할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우리 일행은 미리부터 관광으로 테르지 국립공원을 가는 것으로 입을 맞추어 통과했습니다.


드디어 몽골에 도착해 2시간을 달려 지식에르뎀 스쿨에 도착하니 이미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몽골 어린이들과의 첫만남을 위해 준비해간 교구를 모으고 교실과 강당을 셋팅하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나니 어느새 새벽 1시가 다 되었습니다.


탈의실에 이층 침대만 갖다 놓은 남자들 보다는 훨씬 좋은 환경이지만 여학생 숙소 역시 따듯한 물이 나오지 않고 춥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렇게 첫날밤이 지나갔습니다.




7월 3일 첫날, 몽골 학생들이 지식에르뎀 스쿨로 찾아왔습니다.


어린이들은 늘 사랑스럽습니다. 다정하고 웃고 예쁩니다. 그들과 함께 하면서 참 좋고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준비해간 프로그램을 섞어서 진행하는 우리 학생들이 대견해 보였습니다.


참 잘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자신만의 에코백을 도안하고 그리는 것도 좋았고 모두가 함께 하는 K-Pop 댄스 역시 즐거웠습니다.


오후에는 한국 문양을 그려서 장식하고, 팝업카드와 손팔찌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뒷동산을 올랐습니다. 우리가 있는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와 노을을 만나기 위해서 였습니다. 해질녁 풍경은 아름다웠고 우리는 그곳에서 부는 바람 속에서 지금과는 다른 풍경에 감탄과 경탄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단체사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찍은 모든 사진들이 우리가 남기고 싶었던 풍경이었고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로 돌아와 몽골 맥주를 한잔 마시며 하루를 돌아보고 각자의 노트에 소감을 적습니다. 그리고 수줍게 그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몽골에서 무지개같이 색다르고 아름다운 하루가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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