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다.
햇살이 다시 뜨거워진다는 수요일 오후.
도서관에 간다는 말에 따라나섰다.
기대감을 잔뜩 안고.
고국은 아니지만 한인이 별로 없는 동네에서도 한켠엔 한국어책들이 자리한 곳이 많이 있고, 이곳은 한인이 많은 축에 드는 동네라 기대를 많이 했다.
차가 없으면 어디든 일 보러 가기 힘든 곳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동네가 큰 편이라 그런지 집에서 그리 멀리 않는 곳에 도보로 갈 수 있다고 해서 막둥이를 따라나선 것이다.
덥다는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그리 뜨겁지 않았고 거리 또한 복잡지 않아 가는 길은 나름 좋았다. 나무도 풀도 꽃도 가는 내내 따라와서 더 그랬으리라. 그렇게 20분을 걸으니 길 옆으로 상가가 나오고 상가를 따라 쭉 들어가니 정면에 도서관이 보인다.
다시 한번 더 길을 건너 들어선 도서관.
막둥인 한쪽에 자리한 혼자 들어가 공부할 수 있는 방에서 하고 싶다며 들어가고 나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책상 위에 물통을 내려놓곤 열심히 컴퓨터를 드
려다 보고 있던 사서가 보여 조용히 다가가 말을 건넸다.
어디에 한국어책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일고 싶다는.
이내 사서는 스페니쉬 말고는 딴 언어로 된 책은 구비하고 있지 않는다는 말에 나는 적지 않게 당황을 했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주위를 둘러보다 누군가가 기부를 한 듯 보이는 곳에서 오래된 한국어책을 발견했지만 찾던 책이 아니라 인테리어책과 요즘 내 맘대로( 배우지 않았고 따라 하지 않으니 이렇게 쓴다) 뜨고 있는 코바늘로 만드는 소품 책을 여러 권 들곤 자리를 잡았다.
책을 봐야 하는데 책보단 글이 먼저라 글을 먼저 쓰곤 차분해진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
비록 읽고 싶은 한국어책은 없었지만 괜찮다
배우고픈 코바늘 책이 여러 권 있었으니. 그런데 그렇게 찾은 책엔 외계어 같은 코바늘 기호가 나를
당황케 했다.
뭐라는 건지 쩝… 기호만 알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다음번 고국방문에는 꼭 배우고 오리라.
이곳은 시원하다 못해 다리가 시리다.
더운 것보단 낫지만 너무 추운 건 별로다.
배부른 소린가?
다시 길을 나서봐야겠다. 가는 길에 마트도 들러야 하고 더 태양이 뜨거워지기 전에 집으로 가고도 싶고.
읽고 픈 책은 없었지만 지식은 한 스푼 더한 느낌.
도서관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