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시골에서 태어나서 나 스스로의 결정으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여, 내 의지로 도시로 나오고 야간대학도 나와서 학사학위도 따고 인사교류로 고향과 먼 곳으로 떠나왔으며 이후에도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해 사이버대학 2군데나 다닐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그 가운데에서 아이들도 열심히 키웠고 직장 생활 또한 열심히 했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치열하게 삶을 살았다.
그러나 내가 취약했던 부분은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승진과 보직 등에 대해 제대로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를 위해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창피한 일도 아니었는데 나는 그게 이상하게도 조금은 부끄러웠었다.
열심히 일하니 상사분들이 잘 챙겨주시겠거니 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그분들은 나뿐만 아니라 챙겨주어야 할 사람이 많았고 또한 다양한 계층의 조력이 필요했다.. 일반인들과도 친분이 있었으나 한 번도 나의 승진이나 보직을 부탁한 적이 없었다.
승진이 여러분의 목표라면 그 길을 현명하게 찾기를 바란다.! (그러나 살아보니 운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이 거의 90%더라.. 그러니 내가 잘 되는 것에 겸손한 맘으로 감사함이 필요할 거 같고 나 이외에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한 아량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직장생활의 방향을 확고하게 설정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직장생활에서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승진인지.. 개인적인 행복인지 말이다. 나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션을 취했는데 조금 더 확고하게 개인적인 행복을 추구했다면.. 좋았을 것 거 같다.
그래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고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므로 나에겐 추억도 경험도 있다.
명예퇴직을 하고 홀가분한 맘도 있었지만 가끔은 패배감이 밀려올 때가 있었다. 내가 명퇴를 스스로 낸 것은 맞으나 상황에 밀려서 안 좋은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내가 엄청나게 못난 사람처럼 느껴지고.. 거기서 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온 나 자신이 비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괴롭히면서 나는 그래도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인생은 좋은 일이 안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만약 지금도 잘 나가고 있었다면 나는 명예퇴직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여전히 일에 파묻혀 만 60세가 되어서나 퇴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 54세에 연금생활자가 되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나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그저 받아들이고... 그러려니 하면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면 된다.
이제는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을 찾아 거기에서 보람을 찾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명퇴를 결정하기까지가 힘들었지 그 이후는 정말 맘이 너무 편했다. 물론 어떤 미래가 기다릴지, 힘든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결국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내 맘에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내일 일도 알 수가 없는데 지금 이 순간! 여기! 에서 행복하고 싶다.
(다만, 나같이 기여금 공제기간이 끝났다면 명퇴를 하는 것도 추천하나 기여금 공제기간이 끝나지 않았다면 좀 더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참고 - 명예퇴직을 하게 되는 절차에 대해 알아보면..
(근거 :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 규정,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칙(지자체별로 다름)
대상 : 공무원으로 20년 이상(공무원연금법상 재직기간) 근속하고 정년퇴직일 전 1년 이상 기간 중 자진하여 퇴직하는 공무원
신청시기 : 지자체별로 규칙 등으로 정한 시기 (1년에 4~6회) ※ 퇴직예정일 1~3개월 전 신청서 제출
수당지급액 :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정 제4조에 의한 별표 1 ※최대인정 잔여기간 : 10년
1) 명예퇴직금 - 지자체에서 지급
지자체에서 주는 명예퇴직금은 인사랑시스템에 예정일자를 입력하면 나오는 예상 명예퇴직금과 거의 동일한 금액이 정확하게 퇴직일날 지급이 되었다. 명예퇴직금은 세금공제 없이 전액 입금되었다. 세금은 지자체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명예퇴직금을 통보하면 공단에서 지급하는 퇴직수당과 합산하여 세금을 공제하게 된다.
2) 퇴직수당 및 월 연금 - 공무원 연금관리공단 지급 (월 연금 매월 25일 지급)
퇴직수당 청구는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퇴직일자가 6월 말과 12월 말은 1달 전에 사전청구가 가능하나 그 이외 달은 사전청구는 불가능하고 퇴직일 당일부터 청구가 가능하다.
퇴직자가 공단 홈페이지에 퇴직수당을 신청하게 되면 관련 서류(명예퇴직일자 기재된 공문) 등 은 지자체 담당자가 공단으로 통보해 준다. 나 같은 경우 9.30일 신청하여 15일 후인 10월 14일 공무원연금 청구 처리가 완료되었다. (홈페이지에서 조회되었던 퇴직수당과 동일한 금액이 결정되었다.)
자녀 대학장학금을 상환 중이었다면 전액 상환 또는 향후 5년간 분할상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청구가 완료되면 이후 공단에서 대출금 등이 있을 경우 공제하고 퇴직수당은 청구 후 15일 이내에 입금해 준다.
이후 연금증서와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을 우편으로도 보내준다. 첫 연금 지급일은 2024. 10.25일이었다.
재직기간은 기여금 최대 공제기간이었던 33년으로 산정됨. (연금법 개정으로 현재는 35년이상 근무자는 기여금 미공제 됨 ) 퇴직준비교육을 들으면서 알게 된 IRP계좌 등에 대해서 미리미리 가입하면 좋을 거 같다. 재직 중 나는 IRP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세금을 늘 환급받았기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었는데 교육을 받아보니 아주 요긴한 계좌였다. 재직 중에는 세금 절세를 위해, 퇴직 후에는 투자와 연금 수령을 위해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강사님은 공무원들이 공제회비에만 몰빵 하는 게 아쉽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공제회비 분할급여의 경우에는 원금을 소진하며 월 연금을 지급하지만 IRP계좌는 투자를 잘하면 원금을 유지하면서도 월 배당액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미리미리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할 거 같다.
특히 퇴직수당 등으로 세금이 많이 나올 경우 퇴직금을 IRP계좌로 받으면 (지자체는 직접 송금 불가하니 일단 급여계좌로 받고 IRP계좌로 개인이 송금) 세금을 일부 환급해 주니 세금이 많이 나오는 사람은 IRP계좌로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 세금이 약 110만 원이어서 IRP계좌로 송금하지 않았지만 재직 중에 미리미리 가입해 두면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대한지방공제회비 - 대한지방공제회 지급 (분할급여 월 연금 매월 20일 지급)
공제회비는 퇴직일 당일 전액 지급받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분할급여로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기간은 5년 ~30년 사이에 월액 또는 연액으로 신청할 수 있고 중도해지도 가능하다. 나는 퇴직 당일인 9.30일 분할급여(10년-월액)를 신청하여 10.2 처리 완료되었고 첫 분할급여 지급일은 2024.11.20일이었다. 공제회비 증서는 따로 우편발송을 해주지 않고 메일로 증서를 송부해 주고 홈페이지에서도 출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