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잘하려면 항상 최신화가 필요하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분에게 연락이 왔다. 다짜고짜 현재 내가 진행하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화제에 올렸는데, 현재 그 업무는 열심히 신경 쓰고 몸을 갈아 넣은 보람도 없이 손쓸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생각만큼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업무를 화제에 올렸을 때, 이미 조금은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그분은 예전에는 같은 업무를 했지만 다른 업무로 전환된 지 꽤 오래되었다. 하지만 본인은 나름대로 아직 그 업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본인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니 나름의 해결방안을 생각하셨다며 이렇게는 생각 안 했냐고 물어보셨다. 그런데 그 해결방안이라는 것이 현업에 있는 내가 봤을 땐 전혀 가능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방안이었고 좀 더 세게 얘기하자면 그 업을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나 순진하게 물어볼 법한 엉뚱한 방안이었다. 나는 대놓고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약간은 어이없는 마음으로, 그게 왜 불가능한지를 한두 줄로 요약해 다시 툭 던졌다. 내 말투와 회신하는 내용에 이미 불쾌함이 묻어있었던 듯, 그분은 다시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겠다며 대화를 흐지부지 끝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서도 나도 좀 찝찝한 기분으로, 가뜩이나 그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있던지라 좀 더 유하게 대답하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그리고 조금 기분이 가라앉았을 때 나중에 다시 그 대화를 복기해 보았다.
우선 내가 그때의 기분 탓에 그 상황에서 조금 더 상냥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둘째로 치고, 왜 이런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분은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었고, 아직 같은 업계에 있고, 본인도 여기저기서 들은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 그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분의 해결책은 현재 산업 내에서 통용되는 룰을 안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며, 업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그 분야에 대해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보는 사람이면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미봉책이었다. 그분은 같은 업계에 있지만 업무가 달라지면서 최근의 업계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거나 주요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들을 다시 복기하고 나니, 그분이 굉장히 자신 있게 얘기한 그 해결책을 내가 아니라고 반박한 것에 대해 본인도 나중에 그걸 보고선 조금은 부끄러워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러한 많은 정보들이 없는 상황에서는 겉으로만 파악해서 설익은 해결책을 내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업에 오래 있었어도, 그 업무를 오래 했었어도 갈고닦아야 한다. 그게 현재라도, 과거라도 내가 그 업에 계속 종사할 것이고 그 업무의 전문가가 될 생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과거의 업무지식, 과거의 트렌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자체로는 쓸모가 없어진다. 언제든 그 경험을 다시 꺼내어 현재에 맞게 최신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내가 업의 트렌드와 업무 지식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다고 속단해서도 안 되고, 그게 만약 과거의 사례를 끌어와야 하는 경우라면 과거의 상황과 현재가 일치하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그 업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업무능력이 향상되지는 않기에, 항상 내 자신이 최신화되어 있는지 확인하며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