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팀장입니다만…
30대 중반, 여자, 팀장. 아직까지는 나이와 성별에서 오는 편견이 있다.
얼마 전, 업무 관련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을 일이 있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고, 우리 팀원 중 한 명은 그 분과 안면이 있었는데 마침 이 근처에 올 일이 있다고 하여 잠깐 티타임을 갖기로 했다.
우리 회사는 자율복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막 노출이 심한 옷을 입거나, 슬리퍼를 찍찍 끌고 다니거나... 하지는 않고 정장, 비즈니스 캐주얼이 아니기 때문에 티셔츠+청바지+운동화 조합으로 많이 입는다. 그 날도 굉장히 편안하게(?) 입고 출근했었다.
분명 우리 팀원은 그 분께 팀장님이 새로 오셔서 소개시켜 드린다고 말 했을 것이다. 통화하는 내용을 옆에서 살짝 들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그 분은 나이가 좀 지긋하신 분이었고 정장을 입고 계셨다. 그래도 사람을 많이 만나는 분 답게 얼굴에는 웃음을 띄고 있었다.
나를 처음 본 순간, 그 분은 우리 팀원에게 "이 여직원분은 누구...?" 라고 하셨다.
그 때 정적이 흘렀을 것이다. 나의 표정은 기억 안 나지만 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당황한 팀원은 재빨리 말했다. "아, 아까 팀장님 소개시켜드린다고 했었죠. 저희 팀장님이십니다."
또 한 번의 침묵이 흘렀다.
그 분은 어색하게 웃으시며 "하하...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라며 인사를 하였고 명함을 주고받고 바로 미팅을 가졌는데, 마침 내가 다른 일정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쎄했던 자리를 빨리 끝낼 수 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그 분은 정말로 궁금한 표정으로 "이 여직원분은 누구...?"라고 했었다.
저 사람이 설마 팀장이겠어,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스운 에피소드 인데, 그 짧은 찰나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
아직 현직에서 활발히 일 하고 계시는 분이었는데 요새는 나이가 많지 않은(?) 여자들도 팀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하셨을 거다. 그리고 내가 회사를 다닌 연차 대비하여 나이가 많지 않은 것 뿐이어서 내가 실제로 업무를 얼만큼 오래 했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끔 오해하는 것이, 일을 엄청 잘 해서 특급승진을 한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 사실은 나름의 긴 업무경력을 인정받아서 팀장 직책을 달고 있는 것 뿐인데...
이번에는 너무 당혹스러워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 했지만 다음번에는 당당하게, "제가 팀장입니다." 라고 말하련다. 30대 여자도 팀장이 될 수 있고,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