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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걍 Aug 06. 2020

보통의 하루


바다를 보면 나를 내던져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곤 해 물론 괜찮겠지 중력을 거슬러도 눈에는 구름을 귀에는 숲을 담고 송전탑에 올라가 바라보는 풍경 이 높이엔 아무도 없네 유령처럼 너울거리는 플라타너스 그림자 한가득 거리에 쏟아져 토할 것 같아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까 비틀거리는 자동차들 아무도 통과하지 않는 결승선이 보여 한참동안 그런 엔딩에 대해 생각하다 그만 내려가기로 했지 낮은 곳으로 아킬레스건을 당겨가며 한참을 달렸어 주변에는 잔디 깎는 소리와 비린내가 풍기는 운동장 뿐 아무 것도 시가 될 순 없는 풍경들 뿐


강아지와 인사하는 사람들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 일상이 얼룩처럼 남아 맴도네 적을 게 없어 일기장 안으로 삭아가는 햇빛들 나는 펜촉의 잉크가 되고 싶었고 공룡의 꼬리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듣지 않는 목소리


나는 내 갈비뼈가 궁금해 태초부터 없었던 하나가 나에게는 있네 샤워기 아래에서 갈빗대 사이를 더듬어 보면 꽉 메꾸어진 사이 그 사이로 꼭 맞는 발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내다보는 발가락은 꼭 다섯 개 갈라진 하나하나 잘 제련된 몸이니까


깎고 없애다가 정말

사라져버렸음 좋겠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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