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영 Jul 24. 2022

나의 일부를 접어두어야 할 때가 있다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는 온통 운동하는 사람만 보였습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매일같이 헬스장 드나들었고, 재미를 붙일 때까지 시도했습니다. 단체 PT가 있는 날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트레드밀 위를 걷는 건 재미가 빠진 몸의 수양이었지만 그냥 했습니다.


이 길의 끝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내 몸이 변화하는 건 꼭 보고 싶었습니다. 

마라톤에 도전하면서 근력 부족을 느끼고는 그 길로 웨이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근육통에 시달렸지만 거울 속 펌핑이 되는 내 형체가 정말로 신기했습니다. 거기다 식단까지 같이 하니 지방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없다고 생각했던 근육과 만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상을 지키면서 운동과 식단을 하는 건 오직 최소한의 이것과 저것만 신경 써야 가능한 일이었어요. 부모님과 식사할 시간, 친한 친구를 만날 시간 모두 잠시 접어두어야 했어요. 회사 점심시간에 매일 헬스장에 갔고, 일하고 아이들 챙기면 2차로 또 운동을 가야 했어요. 미친 듯이 운동을 하고 뿌듯함을 느끼고 집에 들어가면 세상을 다 얻는 기분이었어요. 걱정거리도, 두려움도 점점 사라졌어요.

운동과 식단을 하면서 많은 것을 접어두었던 저에게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려왔어요.

집에 무슨 일 있냐
어디 아프냐
애들은 누가 챙기냐
적당히 해라
트레이너 할 거냐

예전의 저였다면 큰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받고 하던 것을 중단했을 거예요. 내 탓, 남 탓해가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아 그 끝은 보지도 못한 채 ‘나도 한때는 했었지.’ 하며 옛날이야기를 반복했을 거예요.


조금은 독하게 끝을 보자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제가 만날 수많은 갈림길에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그 독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도 성공했고, 사진도 찍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엄마를 인정해 주었거든요.

인생에서 한 번쯤은 나의 수많은 일부를 잠시 접어두고 앞만 보고 전진해야 할 시기가 옵니다.


나의 한계가 궁금하고 나를 뛰어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면 기꺼이 맞아주세요.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 몰입의 즐거움, 당신을 다르게 보는 시선들 모든 것이 당신이 만들어낸 환경으로 다시 세팅됩니다.

한 번 해보시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 인생에서 진짜 장애물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