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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May 27. 2023

순수한 열정

복싱 그리고 신규멤버에게서 받은 선물

근무시간 중 비교적 자유라는 것이 주어지는 '점심시간'

이 소중한 순간들을 놓칠세라 밥 먹는 시간을 아껴서라도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한다.

한 때는 헬스장 PT를 받기도 하고, 혼자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책을 읽기도 했다.


책을 함께 읽는 사람들이 꼭 책만 읽는 것은 아니다. 우리(정확히는 4명)는 '복싱'도 시작했다.

'독서'와 '복싱'은 육촌관계쯤 되는 동떨어진 이어짐으로 보이지만

읽는다는 것, 본다는 것, 대화한다는 것은 결국 끊임없이 움직이길 좋아한다는 것

고로 복싱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오늘도 그렇게 복싱수업이 있었다. 복싱이 얼마나 재미있어 보였는지 3명이나 가입하고 싶다며

지속적인 연락이 왔다. 지하 1층에서 해맑게 웃으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우리만은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었겠다 싶다(미트를 퍽퍽 치는 소리가 정말 크다! 소리만으로도 심장이 뻥 뚫린다)는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오늘 새로 들어온 멤버는 나와 같은 여성이지만 키나 골격이 달랐다.

예상대로 그녀는 체대출신.

첫 수업임에도 남다른 체력과 겁나게 멋있는 폼으로 나의 기를 꺾어놨다. 정확히 말해 경쟁심을 유발했다.

그녀 덕에 긴장해서일까? 운동량에 비해 땀을 오지게도 흘렸다. 에잇, 또 속옷까지 다 젖어버렸다.


복싱수업이 끝나고 함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복싱 이야기를 마저 즐겼다.

신규멤버는 복싱이 이렇게나 재미있었는지 몰랐다며, 가르쳐준 멘토님의 정성스러운 수업에 감동을 느껴서

어쩔 줄 몰라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도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며 복싱스텝 연습을 했다.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어린아이들처럼 복싱 이야기만 해도 까르르 웃어댔다.

우리는 그 속에서 최고로 순수하고, 진심으로 행복했다.

'삶은 체험'이라더니 오늘은 순수한 열정을 체험하게 해 주었다.


오늘은 신규멤버와의 스파링(복싱대결)을 대비해 특별훈련을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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