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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호 May 27. 2023

우리 아이 사랑해요.

정말 많이 사랑해요. 그만큼 어려워요.

이틀 전, 와이프와 함께 부모교육에 함께 다녀왔다. 우리 부부의 대화 중 큰 관심사는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부모로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는 않은 걸까?'라는 주제로 하루도 빠짐없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부족한 만큼 더 잘하고 싶고,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가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내고 어른으로 성장해 왔던 대로 아이들도 잘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었다.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기에 지금껏 해왔던 대로 해나가려 한다.


임자와 함께 부모교육장에 들어섰는데 결과적으로 아빠는 2명이 왔다고 들었다. 물론 평일 오전 시간이라 모든 아빠들의 참석이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더 적어서 아쉬웠다.(왜..?)


뒷자리를 사수하지 못하고 우연히 앞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화근이었다. "우리 아이 사랑해요(박수 짝짝 짝짝 짝짝 짝짝), 우리 아이(짝짝 짝짝) 사랑해요(짝짝 짝짝), 우리(짝짝) 아이(짝짝) 사랑(짝짝) 해요(짝짝), 우(짝) 리(짝) 아(짝) 이(짝) 사(짝) 랑(짝) 해(짝) 요(짝) 잘 커라~!" 무대에 나가서 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먼저 아버님께서 잘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 사랑해요'를 수십 번 외치면서 정말 잘 사랑하고 있는 것이 맞나? 사랑으로 포장하고 내 마음대로 하지는 않았는가? 등의 수많은 질문들이 뇌리를 스쳤다.


분명히 사랑한다. 내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사실 업무를 하면서 1년에 몇 차례 씩 안타까운 상황을 보는 경우가 있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내가 설정한 방향대로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을 대리 만족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내 자녀에게 실패란 없다.

2시간가량 교육을 받으며 유일하게 노트에 적어놓았던 문구는 '내 자녀에게 실패란 없다.'이다. 왜 적었는지 하루 만에 까먹었지만 앞으로도 내 가슴에 새기고 늘 품에 지니려고 한다.


음... 두서없이 적었지만 결론은 '우리 아이 사랑해요' 우리 아이가 1순위가 맞지만 1순위에 앞서 나의 임자가 0순위임을 잊지 말자.


오늘도 육아 전선에서는 미생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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