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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워숲 Oct 23. 2021

고마워 숲이라는 이름

당신의 지구를 떠올려주기를

의류회사를 퇴사 후 직접 그린 패턴으로 패브릭을 제작해서 소품을 소량씩 생산해서 판매하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드의 이름은 고마워 숲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 Merci la foret >였다. 고마워 숲에서 ‘숲’은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작은 지구’이다.



나는 왜 환경단체 이름을 짓는 것도 아니고, 꽃집 이름을 짓는 것도 아닌데 브랜드명을 <메르시 라 포레: 고마워 숲>라고 지었을까? 자연이 주는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는 제품이기에 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 브랜드 네임은 프린트나 자수, 라벨 등의 형태로 제품의 한 구석을 조그맣게 차지한다. 사용자는 제품을 사용하다 문득문득 브랜드의   로고를 보게 될 것이다. ‘고마워 숲’이라는 뜻을 가진 로고를 보면서 아무 생각이 안 드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셋 중 한 명 정도는 고마워 숲이라는 이름이 지닌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은 내가 그 셋 중 한 명이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었다. 고마워 숲이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를 꾸려가면 생활 속에서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의 선택을 이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이름은 계속해서 내가 무엇을 하던 지구에 덜 해로운 쪽을 선택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해로운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게 만들었다.



인류는 계속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발전해왔다. 모든 것은 더 편리해졌고, 더 빨라졌다. 맛있는 것이 넘쳐나고 예쁘고 멋진 새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는 동안 배출되는 탄소는 지구를 아프게 하고, 한정된 지구의 자원은 빠르게 줄어들었고, 멸종 위기 동물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책으로만 봐야 하는 동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향해 달려온 결과는 근시안적으로는 인류를 위한 것일 수 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의 한 부분인 인간도 언젠가는 멸종위기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달리지 말고 천천히 걸으면서 아픈 지구와 함께 상생할 방법을 찾으며 더 나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보통 어떤 형태로 감사를 전한다. 인사로든, 선물로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 숲은, 아니 지구는 우리가 감사해야  존재가 분명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같은데 과연 우리는 제대로 지구에 감사를 전하고 있는 걸까? 감사한 사람에 대한 표현은 단지 마음이 담긴 인사만이 어도 충분할 때가 있지만 지구에 대한 감사 표현은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실천이어도 충분하다. 어제보다 오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하루   정도는 채식으로 채우는  지금 내가   있는 실천을 통해 지구에 감사를 표현하자. 당신의 마음도 풍요로워지고 지구도 풍요로워질  있다. 많은 사람이 하루에   번이라도 지구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다면 분명  나은 삶이  거라고 생각한다. 인류에도, 지구에도.




지금 나는 [Merci la foret]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여전히 고마워 숲이라는 브랜드를 가꾸며 나의 지구를 위한 작지만 큰 실천들을 이어 가는 중이다. 고마워 숲이라는 이름에 담긴 내 마음처럼, 나의 글이 스치듯이라도 당신의 눈에 담기기를, 잠깐이라도 당신의 지구를 떠올려주기를.


찔레꽃과 멸종위기1급 붉은점모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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