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喜
희喜1
책이 오다
‘서평을 쓰다’와 ‘서평단 활동을 하다’는 쓴다는 핵심에 있어 다를 바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강제성 없는 자발적 행동’이냐 ‘일정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공적인 약속’이냐 정도다. 일정 요구도 기본적인 사항들이다. ‘인용 제외 몇 자 이상’ 또는 그림책의 경우 첨부하는 그림 컷 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 도장이 찍혀 오는 신간도서를 받을 때의 감동은 주문한 책 배송 박스가 도착했을 때와는 또 다르다. 서평단 초기에는 책이 담긴 배송 봉투를 버리지 못했다. 너무 소중해서 봉투를 모으다 보니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졌고 그 대안으로 출판사 주소 부분만 오려서 보관했다. 동봉돼 오는 편지나 메모도 가능한 책 안쪽에 붙여두었다. 궁금했던 책을 읽어볼 수 있다는 기쁨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할까.
희喜2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 아주 가끔 오다
어느 날 아리송한 택배가 도착했다. 수신인이 나인 것은 맞는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보낸 곳도 낯선 이름. 꺼내보니 까만 철판으로 된 물건이다. 다리라고 짐작되는 쪽을 펴보고 싶은데 영 움직이지 않는다. 변신로봇 같기도 하고.(변신로봇이 왜 나한테?) 남편이 퇴근해서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이 물건의 정체는 3단 접이식 독서 테이블이었다. 인터넷 서점에 올렸던 서평이 자동 응모되면서 받게 된 선물이었다. 지금까지도 이 테이블은 다리 접기와 씨름하며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내 서평에 주소 만들어주기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그때 그 서평>
[서평] 사랑의 시간들-그녀의 책 이야기, 그녀처럼 청아하다~!
(20150705)
그녀의 작품은 '애정 만만세', '적도의 남자'를 보았었다. 집에 TV를 치웠기 때문에 그 이후의 작품은 잘 보지 못했지만 명성으로 짐작하며 보고 싶었던 몇몇 드라마가 있었다.
'적도의 남자'에서 그녀의 역할이 본래의 그녀 모습일 것 같았다. 국문학을 전공한 그녀의 내공이 작품에 스며들었으리라 생각하며 문학 전공자에 대한 부러움을 또 한 번 느꼈었다.
'신의 선물'중에서 3분 영상으로 올라왔던, 안데르센의 '어머니 이야기'를 읽어주는 장면은 아마도 수십 번을 반복해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사고 독서교실에서 이 책으로 수업을 했었다.
기대하고 펼쳤던 책이다. 물론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가 선택하고 소개하는 책들에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했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호기심을 안고 시작했다. 오랜 친구와 단둘이 아지트처럼 틀어박히던 카페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조곤조곤 책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마음 속이 그대로 비쳐 보이는 글을 읽고 있으니 그녀처럼 끝없이 맑고 투명하기만 했다.
비슷한 감상을 읽을때는 나도 그런데라고 반가왔고, 새로운 감상들은 소중히 공감하며 배우고 싶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느 나이에 읽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는 것은 책이 지닌 신비로움 중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어릴 때 읽었던 고전을 다시 읽는다. 의무감으로 읽었던 그때와는 울림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마치 다른 책을 새롭게 읽고 있는 것만 같다.(62쪽)"
그렇다. 고전이 다른 모습으로 체감되어 다가오는 시기가 있다.
책을 선택하는 그녀의 취향도 알 수 있었다.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한번 가면 많은 책을 한꺼번에 골라오고, 책을 고르는 그녀의 기준들을 읽으며 미소짓게 된다.
팬시상품처럼 포장된 책이나 베스트셀러는 아예 외면해 버릴때가 많다는 말에 '나도 그런데'라며 반갑다. 또한 그조차 하나의 통과 의례였다. '미 비포 유'라는 책을 통해서 그또한 편견일 수 있음을 생각한다. 그녀는 계속 생각하고 들여다보고 성장한다.
여러 곳을 직접 여행하면서 공연을 보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독서와 조화를 이루고 통합해나가는 삶이 부럽기만하다.
그녀로부터 새롭게 소개받는 책들이 소중하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시집도 밀레니엄 시리즈도 도서목록에 추가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이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동지의식까지 느껴지는 그녀의 앞에 또 얼마나 아름다운 만남과 이야기가 펼쳐질까!
기대하고 응원하고 축복한다.
(사랑의 시간들/이보영/예담)(출판사 도서 제공)
서평 8년 차 시점>
발췌를 굵기나 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점차 뚜렷이 구별했는데 근래 참여했던 서평 수업에서는 권하지 않는다. 즐겁게 읽었던 책이다. 표지의 하얀 책장이 어찌나 부러웠는지. 얼마 후 책꽂이를 구입해야 할 때 무조건 화이트를 외쳤다.(삼나무? 노노) 인터넷 서점에서 선물로 받은 독서 테이블, 안데르센의 『어머니 이야기』, 조선경의 그림, 이보영의 내레이션이 꼬리를 물고 연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