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story
아주 먼 옛날,
인간의 더러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는 전설의 동물이 있었으니,
그들을 '고양이'라 불렀다.
현재 내가 사는 곳에는 이 전설의 동물이 두 마리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 동물을 키운 적이 많았지만,
정식으로 책임지고 키우게 된 것은 10여 년이 조금 넘는다.
동생과 함께 살게 되면서 그가 키우던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었고,
뜻하지 않던 동생의 해외 발령으로 인해 고양이라는 존재의 신비로움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함께 경험하게 된 것이다.
동생의 고양이는 나에게 정을 주지 않았지만 둘만 있게 되자 조금씩 내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출근할 때 발을 뗄 수 없게 우주를 담은 그 눈으로 내 마음을 약하게 만들기 일쑤였고,
퇴근 후에는 혼종일 대화 상대 없던 허전함을 내게 전하느라 야옹거림을 쉬지 않았다.
친해지자 솔직하게 애정표현을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그것을 증명하는 일화가 외출 후 돌아오면 뛰어나와 마중을 나오는 것이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는 성실한 마중이었던지라 송구할 따름이었다.
그렇다고 동생의 부재로 인해 나의 존재가 그에게 전부가 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수많은 사건이 점철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존재의 의미가 변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귀가 후 그의 '냐옹'은 반가움으로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외로운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 했다.
일방적인 내 생각은 다른 냥이를 분양해서 심심하지 않은 생을 살게 해 주겠다는
원대한 결론을 끝으로 함께 살 냥이를 수배하기 시작한다.
여러 곳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나의 신중함에도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었고
그래도 몽고의 친구를 만든다는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느 한 가정에서 태어난 고양이를 분양받기로 하고
면역력을 더 길러주기 위해 2주를 더 어미와 함께 지내며 젖을 먹인 후 데려왔다.
그러면서 겪은 우리만의 이야기를 담으려 애쓴 것이 이 책이다.
이들과 함께 살면서 신기하고,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꼭 책을 만들어서
동생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이제야 그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