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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환희 May 08. 2022

힐링인가 노동인가 플라워 데코레이션 3번째,4번째 수업

힐링을 위해 시작한 내일 배움 카드 플라워 레슨 도전기



-3일 차, 생화 리스 만들기-


오늘 배운 것은 생화로 리스를 만드는 법.

안개꽃을 이용해 리스를 만들고 그대로 말리면 드라이플라워 리스가 된다.

가장 좋아하는 꽃인 안개꽃을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꽃을 다루는 직업이 보기보다 막노동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은 하루가 되었다.

생화든 조화든, 와이어를 쓰는 날은 ‘막노동’이 된다.

처음에 리스를 만들기 위해 만든 작은 안개 꽃다발은 10개. 좀 더 풍성하게 만들까 해서 1개 더 만들어놓고 시작했는데, 1/4를 채우지 못했다. 즉 3~4개는 만들어야 한다는 뜻.

결국 총 15개의 안개 꽃다발을 와이어로 묶고, 다시 리스판에 고정하는 동안 와이어로 팽팽하게 고정하고, 잡아당겨 묶고, 와이어가 잘 보이지 않게 리스 안쪽으로 밀어 넣는 과정에서

내 손은 넝마가 되었다….

힐링을 위해 시작한 수업이 힐링이 아니게 되다니 ㅠㅠ

슬펐지만 어쩔 수 없지.

꽃을 만질 때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꽃에 충실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 삼일차 수업을 받으면서 와이어로 인한 힘듬에, 핸드폰에 신경이 많이 가서

힐링이 아니었다.

문득 1년에 한 번 핸드폰도 두고 삼일 동안 오두막에 간다는 빌 게이츠가 떠오른다.  혼자만의 리프레시를 즐기며 무슨 생각을 할까?

문명과 차단한 상태에서 진정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는 거겠지.

생각을 깊게 하고, 사고력을 기르고, 깊게 묵상하는 습관을 기르려면, 꽃꽂이 수업을 받는 중에도 핸드폰을 만지는 습관을 고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슬쩍 다음 수업 주제를 보니 다행히, 화병 꽃꽂이다.

다음 주는 와이어가 필요 없겠지?

왜 꽃다발이 비싼지 체감한 하루였다.




-4일 차, 조별과제의 함정, 누군가는 지루하고 누군가는 부담스럽고. -


오늘은 처음으로 플라워 레슨에서 조별로 꽃꽂이를 하게 된 날이다.

2인 1조도 아니고 3인 1조가 되어 긴 롱 베이스 화병에 꽃을 꽂는다. 그동안 눈인사조차 하지 않았던 클래스의 사람들과 랜덤 배정되어,

3명의 꽃을 모두 한 데 모아 베이스가 되는 긴 꽃들과 앞으로 나오는 ‘얼굴’ 역할을 할 꽃들을 정하고 길이와 조화감을 생각하며 꽃아 주어야 한다.

실제로 꽂는 손은 하나면 되다 보니 입으로만 하는 사람, 약간 물러나 있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물론 이런 조별과제에서 나는 MBTI “E”답게 ‘이렇게 해볼까요? ‘ 저렇게 해보면 어때요?’라고 하는 편이다. 조원 중 한 명은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물론 어차피 해체해야 할 작품, 최선을 다하기 힘들긴 하다. 수업이 2,3시간 짜리도 아니고 6시간 30분이나 진행되는 긴 호흡이기 때문에 조별과제에서 사실 전력을 쏟기도 어렵다. 2번째 차시에서 내 작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던 나는 화병의 느낌이 좀처럼 살지 않아 살짝 부담스럽다.

다행히 또 다른 팀원 역시 꽤 적극적이고 나름대로의 창의성을 가지고 예쁘게 꽃을 꽂는다.


빙그레 웃으며 속으로 사람이란 참 입체적인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긴 화병에 꽃아 둔 꽃들은 해체하여 다시 작은 화병에 꽃꽂이를 해주었다.

지난주에 와이어로 너무 고생을 해서 그런가? 오늘은 힐링을 제대로 한 날이었다.

다음 주의 행잉 플랜트는 특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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