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창업 생존율 1위

by 박재승

필자가 자주 실리콘밸리에 가서 느낌점은 한국과는 크게 달랐다. 그들은 소위 잘나가는 직장 (MS,구글 등)에서 근무하다 퇴사를 하고 50대 나이에 서로 마음 맞는 친구, 동료들과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미국에서 창업의 나이는 별 중요치 않은 느낌이다. 5060 창업의 활성화와 50대가 창업을 하고 5년 이상 생존율 1위라는 결과는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창업생태계가 잘 구축된 미국에서 중장년 창업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사례가 더 많다는 건 일정부분 맞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분명 우리들이 잘 몰랐던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난 5월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ICT(정보통신기술) 업종에서 40대 창업자 비중은 2013년 45.6%에서 지난해 49.1%로, 50대 이상은 26.9%에서 32.3%로 확대됐다. 40대 이상 창업기업 숫자도 4년 만에 70% 늘어난 1만8850개에 달했다. 40대는 물론 많은 5060세대들이,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중장년 창업기업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전체 신설법인 10곳 중 7곳 이상은 시니어(72%)가 세웠다. 이중에는 60대 이상이 설립한 기업이 5438개사로 30대 미만(3599개사)보다 많다. 더 놀라운 것은 창업기업 생존율에서 시니어가 더 우수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창업을 지원한 기업 중, 30대 미만 연령대의 5년 생존율은 19.5%에 그쳤지만

40대는 57.9%, 50대 55.1%, 60대 이상도 46.3%에 달했다. 단순히 중장년 창업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 뿐 아니라, 오래 버티고 살아남는 기업도 4050, 5060이 월등히 많다는 것이 통계로서 거침없이 증명이 된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창업에 나선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직장을 다니며 특정 분야에서 터득한 20년~30년 이상의 경험과 기술, 전문지식, 여기에 사업 실행에 필요한 인맥과 네트워크가 이들의 가장 큰 자산이자 경쟁력이 됐음은 분명하다.

창업은 머리로 궁리해서 되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나 열정만 가지고는 하기 힘든 것이 창업이고, 책상에 앉아서 배울 수 없는 것이 경영이다. 때문에, 오랜 회사생활을 통해 여기저기서 받은 명함들과 관계를 맺어 놓은 사람들은 중장년 창업자들만이 갖고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장년 창업자들은 절실하다. 청년들이야 실패해도 털고 있어날 수 있는 기회와 여지가 있지만, 중장년들은 실패에 대한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벼랑 끝에서 서바이블을 해야 하는 간절함이 다르다. 스타트업은 절벽 끝에서 외나무다리를 타는 시간의 연속이다. 실패는 두렵기는 하지만 새로운 길을 가는 즐거움이 우리를 도전의 길, 창업의 길로 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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