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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없는 시모

P r o l o g u e

by 며늘희

00. 이 글을 시작하면서_



나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가 그리고 시어머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한 사람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에 고부갈등을 심히 느끼는 것일지, 다른 어느 나라 또한 이러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이고 나발이고 난 정말 모르겠고 그냥 힘들고 어렵다.


누군가 고부갈등이라는 것이 없었다면 남자들의 수명이 더 늘어났을 것이다라고 했던가 ?

아니, 내 생각에는 남녀 평균_ 그러니까 모든 인간의 수명과 존재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나는 금이야 옥이야 나름 귀하게 자란 우리 집의 딸래미임과 동시에 삼십 대 중반에 결혼을 함으로써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동시에 내가 알지 못하던 한집안의 첫 번째 며느리라는 직책을 가지게 되었다. 결혼 준비부터 시작되었던 ' 이것은 무엇인가 - ' 하던 싸했던 느낌은 이젠 그 싸함이 아닌 그저 아닌 것이 되어버렸고 격식 없이 나에게 상처되는 말을 그야말로 팍팍 내뱉으시는 행태에 나는 비로소 질려버렸다. 지인들에게_ 친구들에게_ 뒷담화를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매일 불평만 늘어놓으면 어느 누가 날 좋아할까 - 라는 생각이 들어 초록맘카페나 빨강판에 시가에 대한 스트레스에 관하여 올라온 사연을 읽으며 " 아 , 그래도 이 집보다는 내가 낫네. " 하며_ 타인의 불행과 비교하여 지금 내가 겪는 것은 그저 작은 것이겠거니.. 그렇게 위안하는 방법으로 나 자신을 안심시키길 몇 차례.


이렇다 한들 내 상황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오.

해결되는 것은 더 더욱이 아니올시다- 이더라.



그 대단하고도 대단한 시가이라는 월드에 내가 맞서서 싸울 것도 아니고,

천륜 지간을 뿌리쳐 나올 것은 당연히 아니었던 나의 결정은 뒷담화였다.


그리하여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이 있다면 _

공감을 느끼는 문구 하나로 속풀이가 될 수도 있으며 _

내 글을 읽으며 자신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


무엇보다 나는 더 이상 주변 사람들에게 대단하신 시모를 욕하며 내 얼굴에 똥칠하고 싶지도 않으며, 친구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나의 장황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나불대다 위로받고 싶지 않아 졌다. 익명성이라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나는 더 솔직해질 수 있으며, 이것이 극진히도 나에게 행복을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걸 읽는 단 한 명의 누군가 또한 순간이라도 스트레스가 풀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감정 소모가 가장 쓸데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는데 능숙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며늘희라는 필명으로 그동안 겪었던 불편함과 속 터짐에 대한 글을 발행하고자 한다.





그렇다 무언가를 적고, 생각하며 상황을 정리하면서 화가 풀리는 나를 경험하고 난 후,

비로소 나는 글로 나의 감정을 남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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