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에피소드
격식없는 시모ㅣ뒷담화 하는 글
코로나 시국 : 명절 에피소드
episode
코로나 시국이라 친정엔 가지 않았다. 가려했은데 아빠 엄마는 오지 말라 했다. 지역 방문을 피해야 하고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난리가 났으니 분명 설 명절이 끝나면 더 심각해질 것이고 그 난리통에 우리가 참여할 필요도 없다 하시며 그 우려 속에 더하기를 하는 것이 무조건 우리 가족일 수 없다 하셨다.
시가는 오지 말라는 말은 절대 안 하신다. " 아이고 어떻게 해야 하냐- 아휴." 라는 말만 하시곤 3년의 코로나 시국 중에 단 한 번도 오지 말라는 말을 목구멍으로 넘기시진 않으신다. 그리고 정부의 지침이 어떠하든 그래도 우린 가족이라 모여도 된다고 늘 말씀하신다.
몇 인 이상 집합 금지령이 내려졌을 때 어떤 며느리는 제발 신고해달라고 주소를 친구에게 보낸다고도 한다. 나도 이번 6인 이상 집합 금지령에 따라 7인이나 되는 나의 시가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었다. 물론 뜻대로 되진 않았고 그 누구도 우리 가족을 신고하진 않았다. 최근 우리나라 이혼율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 코로나로 인해 가족모임이 적어지고 명절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가능했던 수치라고 한다. 그런데도 내 시부 시모는 여전히 오지 말라 하지 않고 매번 보자 하시며 명절에는 더 특별하게 보자고 하신다.
납골당 폐쇄 전에 가보자는 이유로 만났고, 방역 강화에도 집안에서 보자고 전화가 왔으며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대며 우리 집 문을 두드리셨다.
어쨌든 까치들의 설날 다음날인 우리의 설날이 다가왔다. 도착한 시가에서 나의 시모는 "네 엄마 참 존경스럽다"라고 말하신다. 어찌 자식 오는 걸 말리냐고 말이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나는 죽어도 자식은 보고 싶다고_
우리 엄마는 그저 정부 지침을 지킨 것뿐이었는데
나의 시어머니가 우리 엄마를 존경하는 이유가 자식 얼굴을 보지 않아서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