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없는 시모ㅣ뒷담화 하는 글
episode
방귀를 뀐다. 내 앞에서 아주 스스럼없이 그것도 잘 말이다. 결혼 준비한다고 찾아뵜을 땐 아니었지만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아주 거리낌 없이 껴댔다. 시아버지가 방귀를 뀔 때마다 우리 아빠도 저런가 생각해보았다는데 아니었다. 몇 번의 방귀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다 싶어 친구에게 물었다. 너희 시아버지도 그러시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지어 흰색 난닝구 바람으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사각팬티인지 아님 그냥 반바지였는데 잘못 본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 앞에서 아무 거리낌 없는 옷차림도 마다하지 않으신다고 한다. 친구는 그런 시아버지의 모습에 낯 뜨거워 그냥 얼굴을 돌려버렸다고 했다. 친구의 시아버지도 그렇다고 하니 세상 모든 시아버지들이 며느리 앞에서 방귀를 뿡뿡 뀌어대는 데에 창피함이나 실수라고 여기지 않는 건가, 좀 혼란스러웠다. 아이를 낳아 기르니 이젠 시모가 따라뀐다. 그것도 애 앞에서 부르르 오토바이 방귀를 뀌고 그걸 바라보는 애 표정이 웃겨 죽겠다고 나를 쳐다보며 이것 보라며_ 박장대소 말한다. 여기서 이것을 보라는 것은 나보고 자신의 방귀소리를 느껴보라는 것일까 ,
정말 나는 그 모습에 웃음이 나지 않았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방귀소리나 듣고 앉아있어야 하지, 라는 괴로움만 더해갔다. 방귀 안 뀌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대놓고 실례하지 않기 위해 피하지 않던가. 가족이니까 방귀도 터야만 하는 걸까 ?
남편과도 트기 힘들었던 그 속 안의 '가스배출'을 시부 시모는 아무렇지 않게 껴댄다. 이건 뭐 너도 맘껏 껴도 좋다는 신호인가 ?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러고 싶지 않다.
하루는 점심을 거하게 먹고 새로 생긴 수변공원에 가자고 해서 함께 산책을 나섰다. 주차장에서 공원까지 가는 길 내내 뒤에 나와 아이가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아버님은 연속해서 방귀 폭탄을 나와 아이에게 아주 잘 들리게도 쏴댔다. 나와 내 아이의 옷이나 몸에 방귀 냄새가 벨겄만 같은 그 더러운 기분에 발걸음을 느리게 줄였다. 그 와중에 앞서가던 시부는 나오는 방귀소리를 내 남편에게 덮어 씌우며 네가 끼고 있냐며 허허 장난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웃기기는커녕 어이가 없었다. 남편은 좀 체통 좀 지켜라. 아무리 그래도 며느리한테 이건 아니지 않냐고 해댔지만 답변은 역시 그놈의 가족인데 뭐 어떠냐 였다.
그냥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