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트뱅 Jun 21. 2020

일상이 돌아온 듯 보인다

진짜일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하였다.

살아가게 되면서 앞으로 이런 큰일이 또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



일이 끊겼다

내가 종사하는 여행업은 현재 폭삭 망해버렸다. 

국경은 닫혔고, 비행기는 뜨지 않고, 여행자가 없는 파리는 애타는 나의 마음과 다르게 너무나 평화롭고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3월, 4월까지는 백신이 나오고 금방 지나가리라 생각이 들었었다. 

세상엔 너무나 똑똑한 석박사들이 있으니...

하지만 쉽지는 않은가 보다. 

파리에 테러사건이 터졌을 때, 확연히 줄어든 여행자들로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힘들어했었다.

하지만 지금이 훨씬.... 아니 정말로 심각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에 고민을 해본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딱히 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그리고 어찌 보면 다시 못 올 가족과의 긴 시간을 더욱 소중히 가져보려고 한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장점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하루 일과 중 하나인 딸아이와 산책을 나선다.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이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가 제일 예쁘다고, 나에게는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밖으로 나와 오랜만에 카메라로 세상을 담는다. 

이전과는 다르게 상점 내에는 거리를 유지하라고 표시가 다 되어있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 외에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

활기차게 일을 하는 사람, 카페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잔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일상이 돌아온 듯 보인다. 

하지만, 진짜일까? 



인정하기 싫어하는 프랑스

프랑스는 뉴스를 틀어도 우리나라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 확진자 집계들이 뜨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아마 아이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전세대가 스마트 폰을 소유하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40~50대, 하물며 20대 친구들도 2G 폰을 쓰는 것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핸드폰 요금제는 생각보다 비싸다. 

반면, 프랑스는 데이터 20GB에 전화, 문자 무제한인데 한 달에 26,000원 정도밖에 내지를 않는다. 

예전 어떤 손님이 이 말을 듣고 물어보셨다. 

우아.... 데이터를 그렇게 많이 주는데 한 달 비용이 그것밖에 안돼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지하철과 고속도로, 하물며 파리의 건물 내에서도 핸드폰이 잘 안 터지니까 싼 거죠!


이 정도로 21세기 첨단사회를 살고 있다 이야기 하지만, 프랑스는 아직 느리다.

우리나라처럼 IT가 엄청 발전되어 있지 않기에, 집계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지 않다.


우리나라의 확진자 동선 추적과 대처를 보고 어떤 프랑스인들은 개인 사생활을 인정하지 않는 미개한 모습이라고 까지 했다. 하지만 되려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수백수천의 생명은 죽어 마땅합니까? 


그들의 철저한 개인주의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려 하지 않는다. 

개인도 중요하지만 전체도 중요하다. 

모든 일에는 항상 자기 생각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융통성이 필요한데... 그냥 자신들보다 잘해나가는 우리의 모습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어린아이의 투정 같아 보일뿐이다. 


나는 투어를 진행하면서 손님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종종 이야기를 했다.

저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을 너무 좋아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제가 안 좋아하는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프랑스 인간들입니다.


프랑스는 현재도 과거의 영광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잘난 콧대를 좀 내려두어도 좋지 않을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본다. 

세상에 모든 물음에는 당연히 정답은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만 있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질 때, 더욱더 발전하게 되는 법인 것 같다. 


나뿐 아닌 모든 사람이 힘든 시기.

남의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뺏으려 하지 말고 서로의 등을 맞대고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

나뿐 아닌 모든 이들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보며...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여행하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