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냥중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냥프리 Jun 26. 2020

내가 왜 무서워해야 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열심히 일하던 밤, 인기척과 함께 똑똑하는 소리가 문쪽에서 들려왔다.


배달을 시킨 적이 없고 이 시간에 올 사람도 없기에 의아했다.


문 쪽을 바라보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알 수 없는 괴한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며칠 전 저녁 시간, 중국집 배달원이라는 사람이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그릇 찾으러 왔어요!”라며 말이다.


나이가 꽤 있는 것 같은 중년 남자의 목소리.


하지만 나는 며칠 동안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적이 없었다.


“저 시킨 적 없어요~”


이런 내 말에도 배달원이라는 사람은 계속해서 내게 그릇을 찾으러 왔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문을 두드겼다.


무엇가 기분 나쁜 낌새가 느껴졌다.


나는 계속 단호하게 시킨 적 없다고 말하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실랑이가 계속될 것 같은 기분에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내가 안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했는지 배달원은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한 참을 앞에 있다 내려갔다.


한 참 그때 일을 회상하던 중 갑자기 바닥을 빡빡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 근처를 쳐다보니 고양이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백작부인이 개운한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때마침 구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랬다. 똑똑 소리는 똥 떨어지는 소리였다.


그대들은 들어봤는가? 똥 떨어지는 소리를….


백작부인의 개운한 얼굴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저런 작은 일에 왜 나는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 하나….






 그림 작가 : Bom

- 글 작가 : 지비냥


- 냥프리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nyan.free/


매거진의 이전글 마스크 없이 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