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경관리원의 죽음을 추도하며
지난 주말 일하는 곳에서 조경관리원으로 계시던 분이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셨다.
조경관리원은 여러 분이 계시고, 통성명을 해본 적 없이 지나다 만나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누었을 뿐이라 돌아가신 분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 우리에게 차요태를 주었던 분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자신이 기르는 것이라면서 여러 개 갖다주며 사무실 사람들과 나눠먹으라고 주셨다.
차요태는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원산의 박과 식물인데, 과테말라에서 널리 재배되는 중요한 식량 작물이라고 한다.
멕시코 호박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녹색의 쭈글쭈글한 겉면은 굉장히 독특하다.
한번도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는 먹을 거리를 주셨던 분이라 그 분의 얼굴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차요태라는 이름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분이 그때 우리에게 차요태를 주지 않았더라면, 난 돌아가신 분이 누구인지도 아예 몰랐으리라.
세상 소풍 끝내고, 오랜 고통 없이 하늘로 가신 그 분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