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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드 Nov 05. 2022

쉽게 읽는 돈키호테 2-1

신부와 이발사가 돈키호테와 그의 병에 대해 나눈 이야기

드디어 돈키호테 2권 시작! 

1권보다 두께가 두꺼워서 잠시 멈칫했지만 심호흡 크게 여러 번 하고 책장을 넘겼다. 1권보다 가독성은 더 좋다. 돈키호테의 세 번째 모험은 어떨까? 궁금함과 설렘을 안고 2권 속으로 GO GO!



신부님은 조카딸과 가정부에게 돈키호테의 광기는 심장과 뇌가 허약해져서이니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음식과 위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돈키호테가 집 밖을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를 잘하도록 당부했다. 조카딸의 지극정성 간호와 가정부의 보양식으로 돈키호테는 다시 몸 상태가 좋아졌다.


한 달 후 신부님과 이발사는 돈키호테의 정신상태가 어떤지 알아보려고 병문안을 갔다. 일반적인 대화도 잘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와 통치 방법'에 대한 토론 때는 유식함을 발휘해서 분별력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편력기사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도로아미타불!


* 돈키호테 : 나는 그저 편력 기사도가 길에서 행해지던 그 행복했던 시대를 부활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수를 세상이 깨닫도록 애쓰고 있을 뿐이지. 그때는 편력기사들이 나라를 지키고 처녀들을 보호하며, 고아와 후견인들에게 맡겨진 미성년자들을 구제하고, 오만한 자에게는 벌을 주고, 겸허한 자에게는 상을 주는 일을 도맡아 했었지(69p.)

사람들은 그런 기사들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믿지 않아(72p.)서 안타까워.


>> 내가 믿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내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것이든,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의심치 않을 때 그 미래가 올 것이다. 확신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어떻게 생기겠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과거를 떠올려보자. 우리가 달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조선시대 때 말했더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물도 식량도 귀한 아주 가난한 나라에 가서 수세식 변기 이야기를 하며 손잡이를 누르면 물이 내려와 저절로 오물이 땅 속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황당무계한 소리라고 할 것이다. 


누구도 부족하지 않고 서로 나누며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지만 그건 꿈일 뿐 현실에선 불가능해라고 생각한다면 유토피아는 영원히 오지 않겠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돈키호테처럼 이미 알고 믿고 있으며 실천하고 계신 선각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나는 얼마나 동참하고 있나. 내가 살아있을 때 결과물을 봐야 한다고 하지만 않는다면, 그 과정에 보탬이 되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면 무엇인들 못하랴.


내가 이루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하고 천천히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려 보니 흐뭇해지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버킷 리스트의 성취는 소소한 행복과 자기만족을 주지만, 유토피아를 꿈꾸며 그런 세상을 오게 하려면 지금 내가 무엇부터 하면 될까 생각하고 적어보는 것은 좀 더 확장된 나, 세상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는 느낌, 자연이 가까워지고 우주에 합일되는 기분을 느껴지게 했다. 내가 거창 해지는 걸 보니 돈키호테 책을 잘 읽었나 보다.




- 신부 : 우리나라에 곧 터키군이 쳐들어 올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네. 혹시 좋은 책략이 있나?


- 돈키호테 : 뭘 걱정하나? 편력기사 1명은 20만 군대를 무찌른다네. 


- 이발사 : 자네가 그런 말을 하니 도시 '세비야'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 지금 이 상황과 비슷한 것만 같아. 내 이야기를 들어보게. 

세비야에 미치광이 수용소에 자신이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젊은이가 있었다네. 그는 자신이 대학을 졸업할 만큼 똑똑하고 돈도 많은데, 친척들이 자신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정신병원에 감금했다는 거야. 정신병원 소장은 뇌물을 받았으니 절대 믿을 수 없다면서 자신을 정신병원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대주교에게 탄원서를 제출했어. 대주교의 지시로 조사를 나간 사제는 젊은이와 대화를 해봤는데 아무리 봐도 정상인 거야. 사제가 퇴실해도 괜찮다고 말하자 미치광이 젊은이는 기뻐하며 퇴실 전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지.


- 병동 친구 : 자네는 정상이라서 나가는데 나는 계속 여기에 있어야 된다고? 기분 나빠! 천둥의 신인 내가 3년 동안 세비야 지역에 가뭄을 주겠네. 왜냐고? 내가 화났으니까!


- 미치광이 젊은이 : 사제님 걱정 마세요. 저는 물의 신이라 언제든지 도시에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어요


- 사제 : ...... 좀 더 여기(정신병원)에 계시는 게 좋겠어요. 

 





* 인상적인 구절

유감스럽게 생각할지 안 할지는..... 내가 알아서 할 일이네(71p.)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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