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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결된 봄 Aug 09. 2022

자기 전 비는 소원

주여

 가능하면 아기의 밤 잠은 내가 책임지려고 한다. 그것도 안 하면 평일엔 거의 남이다. 졸릴수록 엄마만 좋다 하는 아기에게 온갖 것들을 다 가져다 대며 꾀어내 본다. 아빠랑 있는 것도 꽤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아내는 그제야 한숨 돌린다. 이제 나는 기도의 시간이다. 제발 엄마를 찾지 않기를. 그리고 또, 비로소 침대에 몸을 뉘인 당신의 시간이 편안하도록. 편안한 시간이 영원처럼 오래가도록. 엄마의 삶이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삼켜버리지 않기를. 내일은 더 나아지기를.


 버티다 잠든 아기에겐, 최대한 버티고 싶을 만큼 행복한 하루였기를. 다시 눈을 뜨면 하루가 흥분될 정도로 기대되기를. 태어남은 축복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를.


 우리 가족 아프지 않기를. 행복하기를. 밝고 정직하기를. 감사하기를. 그거면 바랄 것이 없어요 주님.

아 한가지 더 특별히 바라건데, 우리 아이 제발 새벽에 깨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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