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블라인드

by 양희수

바람은 반대로 둥근 무덤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자진해 들어간다

부직포 행주로 뜬 계곡을 부어서

목이 잘린 나무 끝에 파도를 매달아 놓는다

허름한 집이 아니어라 세 들어 살지 못하고

부모도 잃고 찾아주는 이도 없으니

구석진 자리 남들의 쓰레기가 모이는 자리에

평평한 부위를 붙이고 자꾸 잠에 들려한다

말을 걸어주는 사람의 다분한 의도가 끔찍해

말 끝을 핏대 세워 같이 외쳐준다

뭉개진 구를 그게 지붕이라 하면 화장실은 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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