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래

by 양희수

소리가 갑갑해 물이라도 한잔 권해드리고 싶네

가랑이 사이에서 나비가 자라 자리를 떠나는 사람

구겨진 주먹을 펴진 얼굴로 가리는 사람

미안하오 그래도 사랑해야 하는데

한참을 돌아도 있던 제자리에 서지 못하는 사람이라

잠든 사이 찾아가 멀뚱히 그대를 보면서

잠꼬대로 말하는 꿈을 헤아려 보고 싶은데

그대의 낮만 가질 수 있어서

끈적한 점막을 뚫고 나오는 기압에 화가 나오

언제 두꺼운 그대 발바닥을 매만지며

여기서부터 시작됐구나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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