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종말을 기대하고 심은 사과나무 밑에서 잠을 자던 이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열매
당시에 슬픔을 반추하다 위액이 올라 코를 찌르니 눈물이 턱 끝에 맺혀
구름을 두고 해와 달이 자리를 바꾸며 하는 술래를 잡는다
사과나무를 심던 손은 어떤 손이었을까
둥근 손톱 사이 흙을 끼고 살깟을 벌려 뿌리내릴 씨앗을 사랑했을까
나무를 조각내 뾰족한 어미의 시체로 파내어버릴 혐오였을까
이름은 남고 사과는 말라 구름이 되었다
무력함은 어린 고통의 무력함에서 오기에 배를 아무리 불려도
변기를 채울 무언가를 낳는 이상의 것을 하지 못한다
만리 시장 노인의 손을 타고 배다른 형제들과 섞인 박스 안
오토바이 전면 등에 익어가며 붉은 때를 입는다
사과 씹히는 소리로 부르는 이름에서 시작과 한계의 김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