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한 마리가 날아 나뭇가지를 눌렀다
나뭇가지는 출렁이며 먼지를 털어냈고
밑에 냄새를 맡던 개가 몸을 털며 달아났다
계단으로 노부부가 천천히 내려왔다
할아버지는 구부러진 허리를 할머니는 구부러진 머리를 가졌다
한참을 걸렸지만 백조는 느긋하게 기다렸다
자동차 경적 소리에도 비행기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백조는 노부부가 마지막 계단으로 발을 떼는 순간 할아버지의 금니를 뽑아 달아났다
할머니는 소리를 지르며 백조에게 손을 흔들었다
백조는 금니에 비친 노부부를 보았다
할머니는 지팡이를 던졌지만 맥없이 떨어져 나뭇가지에 걸렸다
나뭇가지는 눌려 먼지를 털어냈고 밑에 쉬던 고양이가 담장 밑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할아버지 입에서 피가 흘러 보도블록 사이에 스며 지도를 그렸다
백조는 그 지도를 보고 다음 행선지를 찾아 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