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문제정의와 유저스토리, 우선순위 설정하는 방법 [PBM17]
'오늘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하지? 유행 지났는데 입어도 되나..?'
계절마다 겪는 딜레마. '입는 옷'은 몇 벌 없는데 '입을 옷'이 없어서 결국 지름신이 강림하는 계절을 4번 보내고 나면 또다시 되돌아오는 지름신에 현타가 찾아온다.
필자가 이 서비스에 가장 혹한 이유는 'AI 기반으로 내 취향과 체형에 맞는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것이었다. 나도 옷을 좋아하지만 거울 앞에서 입을 옷을 한참 고민할 만큼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릎 늘어난 추리닝에 슬리퍼만 질질 끌고 다닐 수는 없는 일.. '나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스타일 추천'이라며 나의 니즈를 꿰뚫어 본 기능을 보니 설치를 안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탐색해 보니 내가 원했던 니즈와는 조금 벗어났다는 걸 발견했다. 부각하던 추천 시스템은 부실하게 느껴졌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많음에도 조화롭지 못하다는 걸 경험했다. 아무래도 아쉬웠다. 그래서 작성하게 된 서비스 <이옷>. 지금까지 느꼈던 필자의 경험을 담아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옷>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인가?
AI 기반 패션 스타일링 플랫폼으로 유저의 체형과 취향에 맞는 스타일링 및 제품을 추천해 준다. 또한 커뮤니티 기능이 있어 유저들의 스타일링을 탐색하고 교류할 수 있다.
<이옷>의 voc 와 유저스토리 작성하기
애자일 작업 프로세스에서 백로그에 들어갈 고객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유저스토리를 작성해 보았다.
백로그는 고객에게 받은 요구사항을 todo로 만들어 쌓아 놓은 창고 같은 곳이다. 원래는 다른 유저들의 VOC를 수집하여 백로그에 넣어야 하는 게 맞지만, 이번 글은 필자의 VOC를 담은 글이라는 것을 참고하시길.
유저스토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고객입장을 더 생각하게 되고, 할 일에 대한 기획안 작성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기획안을 대신한 유저스토리는 애자일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든다.
1. 기간이 지난 이벤트가 계속 노출되고 있다.
유저로서 기간이 지난 이벤트가 노출되고 있어 서비스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핀터레스트와 유사하게 무한 스크롤을 통해 지속적인 볼거리를 노출시키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적절한 콘텐츠가 포함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 중복된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홈화면은 핀터레스트와 같은 무한 스크롤 이동을 통해 서비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복 콘텐츠가 노출되는 문제는 사용자 경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유저스토리 : 옷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는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메인 피드에 중복되지 않는 콘텐츠가 노출되길 원한다.
3. 'AI 기반 개인화 스타일링'은 다소 부족함이 느껴졌다.
앱을 설치하면 고객 정보를 선택하는 온보딩이 노출된다, 필자가 의아했던 것은 직업 선택이다. 직업을 선택하게 한 것은 해당 직업의 스타일링을 추천해 주겠다는 의도라고 보이는데, 문제는 너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위 그림에 나온 직업들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공통으로 떠오를만한 룩이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자영업과 무직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부동산 자영업자는 블랙&화이트의 오피스룩이 어울리겠지만 카페 자영업자가 오피스룩을 그대로 입는다면 활동하는데 매우 불편할 것이다. 하물며 무직은 어떤 룩을 추천해 주는 건지 감이 오지 않는다. 무직과 기타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데 묶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직업 선택은 고객에게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유저스토리 : 스타일링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옷을 추천받고 싶기 때문에 정확한 개인화 시스템을 원한다.
4.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주제에 중복으로 포함되어 있다.
{플레이옷} 은 위 사진처럼 4개의 주제를 (브랜드소개, 패션토크, 스타일링, 제품리뷰)를 담고 있는 콘텐츠다,
문제는 콘텐츠마다 동일한 영상이 중복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4개의 콘텐츠에 차별점이 뚜렷하게 없다는 점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동일한 영상이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재미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콘텐츠의 가치로도 귀결된다.
유저스토리 : 다양한 패션 주제를 탐색하고 싶은 유저는 매번 새롭고 중복이 없는 콘텐츠 경험을 원한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사진을 크롭 하여 중간만 노출되도록 했다. 대략 어떤 사진이 보여지고 있는지만 참고하길 바란다.
5.'제품'과 이어지는 '유저들의 스타일링' 은 연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실제로 위 제품은 골프웨어로, '테니스' 테마에 포함된 제품이다. 그렇다면 유저는 {유저들의 스타일링} 의 레저활동과 관련된 스타일링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오피스룩,캐주얼룩,로맨틱 등의 다양한 스커트를 착용한 오오티디 사진들이 노출된다. 제품이 광범위한 카테고리로 묶여있다는 뜻이다.
(간혹 해당 제품을 가지고 있는 유저가 제품을 태그하고 사진을 올렸을 때 제일 첫 사진으로 노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제품들은 위와 같은 방식이다)
유저스토리 : '이옷'에서 옷을 보고 구매하려는 유저는, 사고자 하는 제품과 비슷한 스타일링을 보고 싶기 때문에 제품과 같은 테마의 스타일링 콘텐츠가 보이길 원한다.
작성한 문제에 대한 개선안 우선순위를 선정해보자
PO는 백로그의 작업들 중 가장 중요한 것만 선별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하위 군으로 배치하거나 제거하여 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나는 MoSCow 방법을 선택했다.
MoSCow 방법은 작고 복잡하지 않은 프로덕트에 적합한 우선순위 분류 방법이다.
Must have : 이 기능을 대체할 것이 없으며, 이것 없이는 서비스 론칭을 생각할 수 없는 경우
Should have : 우선순위는 높으나 Must have 대비 중요도가 낮고, 나중에 해도 괜찮은 경우
Could have : 과감하게 제거하더라도 서비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 (nice- to-have)
Won't have : 중요하지 않고 효과도 미미한 경우
-Must have
메인 피드에 중복으로 노출되는 콘텐츠 삭제
-Should have
유저의 개인정보 옵션 개선
-Could have
제품과 같은 테마의 {유저들의 스타일링} 콘텐츠 노출
-Won't have
X
중복된 콘텐츠 노출은 다른 문제들보다 가장 높은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칫 오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저가 오류로 착각할 경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탈을 방지할 다른 대안기능이 없으므로 Mush have 에 포함시킨다.
AI 기반 옷추천 시스템은 <이옷>의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정의한 문제는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더 가깝다. 따라서 나중에 해도 크게 서비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여 Should have 에 포함시킨다.
현재 {유저들의 스타일링} UX는 해당 제품을 구입한 유저가 스타일링 사진을 업로드하게 되면 가장 앞부분에 노출이 될 수 있다. 즉 해당 제품을 업로드한 유저가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문제를 삭제한다 해도 유저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could have 에 포함시킨다.
여기까지 서비스의 문제를 정의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해보았다. 우선순위 분류에는 매우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각자 서비스에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인풋 대비 효과적인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