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획2-1: 29CM의 남다른 포인트
조금 더 다르게, 조금 더 가깝게
29CM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최적의 상품들을 발견하고 소개하는 온/오프라인 셀렉트숍' 으로, 다양한 상품을 감도 높은 콘텐츠로 소개하여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2021년에 무신사가 인수한 이후, 상품이 아닌 스토리를 판매하는 29cm만의 색깔을 더욱 짙게 드러내고 있다. 29cm의 29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설렘을 주는 거리라는 의미로 매번 설레는 큐레이션을 통해 패션 쇼핑의 상위권 서비스로 오르고 있다.
이번 포스팅은 29cm 서비스를 분석하고 전략에 맞는 역기획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2022년에 29CM는 'MZ세대의 패션 쇼핑 앱 순위'에서 6위였으나 23년에는 2.7% 상승하여 '크림'과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러한 동력에는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한 영향일까, 기존에 무신사는 오프라인 접점이 부족한 브랜드들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29cm에도 적용되어 신진 브랜드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 더하여 선물하기 서비스 개편으로 전체 대비 주문건수 비중이 3.5배 상승했고, 여성 패션 카테고리를 늘려 거래액이 전년대비 118%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29cm만의 또 다른 성공요소를 찾아 보았다.
1.검색
우리는 '개인화'이라는 단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지만 막상 유저의 이름만 바꿔 '00님이 좋아하실 상품' 이라는 개인화(라고 말하는)된 추천 상품을 발견하면 당황하곤 한다. 이처럼 개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소비자가 알지 못했던 브랜드를 발굴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은 더욱 그렇다.
29cm는 이러한 과정의 중요성을 '검색'으로 연결지었다. 22년 11월 데이터그로스팀 인터뷰에 따르면 29cm는 '고객의 더 나은 선택을 돕는다'는 미션에 맞게, 발견 및 검색 영역에서 높은 수준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검색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었다. 이에 유저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만족도가 높아졌을 것이라 예상한다.
더하여 개인적으로 검색과 발견의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마이페이지의 히스토리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커머스에서 유저가 최근에 본 상품 및 검색을 "최근본상품" "최근검색어" 로 간단하게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인데 29cm는 이 영역마저 '이2구9'스럽게 만들었다. 이는 부드럽고 감각적인 경험을 하는 느낌이 들게한다.
2. 브랜드 캠페인 (당신2 9하던 삶) + 오프라인
22년 4-5월에 29cm는 '이구맨션'이라는 첫 팝업스토어를 열고 '당신2 9하던 삶' 이라는 제목의 감도 높은 취향 셀렉트 샵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첫 캠페인의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거래액은 85%가 늘어났으며 신규 방문과 MAU가 2배 상승했다. 특히 여성 구매자 수가 90%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첫 팝업스토어였던 이구맨션은 예약 오픈 하루 만에 전석이 매진되고 9일간 4천명 이상이 방문했다.
브랜드 캠페인은 포토그래퍼 하시시박, 올라운드 아티스트 문선, 노스트레스버거 디렉터 동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셀럽들이 29cm의 브랜드 페르소나로 등장한다. 이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삶과 취향을 응원하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또한 크게 3가지의 삶으로 나누어 소개하였는데
1.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발굴하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취향을 발견하고 나누는 삶.
2. 29cm만의 단독 상품과 시그니처 프로젝트인 PT 및 뉴커넥트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도전하는 삶.
3. 29cm가 발견한 흥미로운 오프라인 공간 소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29그린레터 등, 낭만을 채우고 지구를 생각하는 삶이 있다.
온오프라인 접점 확대
첫 브랜드 캠페인이 성공한 29cm는 이구맨션을 통해 오프라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 같다. 22년 8월부터는 '이구갤러리'를, 23년 8월에는 '이구성수'를 오픈하며 브랜드와 고객 사이를 실질적으로 연결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이구갤러리와 이구성수는 다른 성격의 공간이다.
이구갤러리는 입점 브랜드를 큐레이션하는 공간으로써 매달 4개의 브랜드만 선정된다. 이구성수는 29cm자체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1층은 카페와 쇼룸으로, 2층은 피팅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29cm는 패션카테고리를 늘려 여성 고객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필자는 29cm의 주요 사용층인 2030을 넘어 중장년층에게도 29cm의 미션과 가치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초점을 두어 역기획을 하고자 했으나,
이미 무신사에서 작년 5월에 30대 이상의 여성을 타겟으로한 '레이지나잇' 이라는 이커머스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 패션카테고리 뿐만아니라 '온오프라인 전략을 통해' 고객을 확대하려 한다는 29cm의 전략을 살펴보기로 했다.
O2O (Online to offline) 전략이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인지도가 중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유도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구성수와 이구갤러리를 유저들이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29cm에서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인지도가 아쉬웠다.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 앱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무신사와 29cm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프라인 매장 인지도였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는 27% 지만, 29cm는 71%나 된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후 고객의 액션과 재방문 의향 항목도 인상적이다. 둘러보거나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70%대로 무신사와 29cm가 비슷했으나 상품/의류를 앱/웹에서 검색하거나 매장에서 직접 검색하는 경우는 오히려 29cm의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무신사는 재방문 의향이 있음에 69%로 매우 긍정적이지만 29cm는 45%로 재방문 의향 없음/보통 항목과 약 10%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인지도와 재방문 의향이 높으나 방문해서 직접 구매를 하거나 상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29cm 보다는 비율이 낮은데, 이는 매장을 구경하기는 좋지만, 상품구매는 잘 안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받는 쿠폰으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더 합리적이라 판단했을 수 있겠다.
반면 29cm는 고객이 상품에 대해 서치하거나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것으로 보아, 매장에서는 구매경험까지 이어질 수는 있으나 매장까지 가는 연결다리가 부족한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Q. 온/오프라인을 통해 고객경험을 더욱 향상 시킬 것이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을 인지하지 못하는 유저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서베이는 무신사와 비교를 했다. 사실 무신사는 19년도 부터 o2o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에 기간에 따른 인지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필자도 서베이 결과에 공감했다. 29cm는 앱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적극적인 노출이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3년 9월 28일 기준으로 오프라인에 매장에 참여되어있는 브랜드에 대한 이벤트가 적지 않았다 (주말세일이라던지 QR코드를 통한 럭키드로우, 굿즈 이벤트 등). 그러나 홈화면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은 '29cm전시공간' CTA 하나였다.
적극적인 노출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1.번잡스러운 UI 우려
29cm는 감각적인 UI를 추구한다. 그래서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경험 할 수 있다.
입점된 브랜드를 유저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출시켜야 할 콘텐츠가 많은데, 오프라인의 콘텐츠까지 추가 된다면 기존의 깔끔한 UI 환경을 해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유저의 반응을 확인하거나 참여가 필요한 이벤트 정도로만 일시적으로 노출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 예상해 본다.
2.서베이와 상반될 수 있는 내부 반응
내부 데이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서베이 결과와는 다르게 실제로 29cm 내부에서는 온오프라인 전략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오프라인 방문율이 매우 높게 나오고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구성수 오픈 5개월차에 누적 8만 4천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장에 대한 인지도는 낮으나 방문율이 높다면 비율의 상당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우연찮게 '발견'하고 방문한 경우일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 초기, 이구성수의 높은 방문수 또한 단순한 화제성 때문인지 여전히 방문율이 높은지는 알 수 없다.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오프라인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저의 UX경험을 해치지 않도록하고 접점이 강한 모바일 환경에서 오프라인 공간을 인지시킬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다음은 29cm의 두번째 포스팅으로 29cm의 모바일 앱에서의 AS IS를 분석하고 오프라인 전략에 맞는 TO BE 개선안 제안과 역기획을 작성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