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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풍 Sep 05. 2023

무엇이 나에게 기쁨을 주는가

너만의 기쁨을 찾아내고 맘껏 누리기를

오늘 엄마한테 꽂힌 말을 제목으로 적어봤어

모닝페이지 쓰기를 정신없이 거르고 아티스트 웨이를 잠시 멈춘 사이가 있었거든.

후딱 한 달이 지나더라

어제까지 바쁜 일정들이 많았기에 오늘은 조용히 혼자 있기로 했지

그리고 그동안 끄적인 수첩들도 보고 모닝 페이지도 쓰고 친구와 전화도 하고

제일 먼저 모닝 페이지를 썼지

직접 내린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딱 한 줄의 문장이 쏙 들어왔어


"무엇이 당신에게 참된 기쁨을 주는가"


잊고 있던 기쁨을 되살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지.

어린아이라면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기쁨과 흥분을 느낄 것이고

강아지라면 그저 걷고 뛰게만 해주어도 즐거워할 거야.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의 나는

들판에 나가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했고

하늘과 나무를 보며 바람을 맞고 누워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했고

혼자서 공기놀이도 하고 인형옷도 만들고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했고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물고기집도 만들고

내 방에 혼자 누워 어떻게 멋진 방을 꾸밀까를 상상하기도 좋아했지

그런 모든 계획들을 구상하기를 좋아했고

그 구상을 그림이나 글로 쓰기를 좋아했어

가끔은 멋진 옷을 입고 외출하기를 좋아하고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기를 좋아하지.


어린 날의 나를 회상해보기도 하고

오늘은 30대의 나를 회고해 보았어.

너와 별이를 키울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서 너희들을 키웠지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너희들과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이니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엄마가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았겠지

너희들과 함께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기

나무 그늘로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돌아다니고

벤치를 만나면 간식을 조금 먹고

너희들은 돌멩이를 줍거나

아장아장 걸으며 놀았지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쉬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너희들을 길렀던 거 같아

조금 커서는 재봉틀로 옷 만들기 놀이를 하며

너희들에게 입히고 놀았고

더 커서는 도서관을 항해하듯 뒤져서 좋은 책을 골라내고 빌려오고 사 모으는 놀이를 했던 거 같다


사람은 누구나 창조성이 가득 숨어있고 그 창조성을 발휘하는 예술가로서 살아갈 때 행복하다는 데 깊이 공감해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의 창조성을 일깨우고 되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 힌트를 얻고

자신의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을 돌아보고

혼자만의 시간과

자연과 교감 속에서 영감을 얻는 거지

가끔은 상추를 뜯으며

작게 매달린 수박을 보며

신선한 오이를 따 먹으며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하며

글을 읽고 쓰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그런 노력을 하며 살고 있다. 지금의 엄마는.


한 30년 만일까?

20대 이후에 내가 누구인지? 무엇에 기뻐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시도하며

삶에 생기를 되찾고 살아보려는 노력하고 있어


건축학과 정보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건축주대학교에 다니며

참 유용한 걸 많이 배우고 있어.

나는 분명히 무언가를 건축하게 되겠구나 느끼고 있단다.

오늘은 전원주택이라는 잡지 과월호를 구입해서 볼까 생각 중이다.

 

나에게 호사란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쓰는 것

내가 생각해서 내가 기획해서 내가 시간을 쓰는 것

서점에서 마음껏 책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거 한 두 권을 사는 것

필라테스를 하고 돌아와서 배가 고프면 뜯어서 냉장고에 넣어 시원해진 상추에 고기를 쌈 싸 먹는 것

깔끔하게 집을 청소하고 시원한 커피를 내려서 마시며 글을 쓰거나 읽는 것

가끔 친구들을 초대해서 커피나 다과 혹은 바비큐를 해 먹는 것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무언가 아이디어를 내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 가끔은 집을 고치거나 짓거나 옷을 만들거나 모임을 운영하는 것

 

그런 것들을 하는 데서 에너지를 쓰고 또 에너지를 받으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렇게 엄마는 50살 이후 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살려 생각 중이야.

블루베리 나무도 수를 줄이고 편리화해서 수형이 예쁜 카페 나무로 키워도 보고

집 앞 정원도 질척하지 않게 고치고

풀이 자라지 않는 환경 속에서 정원도 누릴 수 있도록 가꿔보고

농사도 적당히 지으며 자급자족하는 생활도 해보고

일하고 쉬고 글 쓰며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도 해보고 싶고

체력이 허락한다면 언젠가 조암집도 내 손으로 직점 고쳐보고 싶다

공장이나 집을 건축해서 임대로 하고 가꾸기도 하며 살아보고도 싶고  


너는 어때?

무엇이 너에게 참된 기쁨을 주는 거 같니?

그 답 속에 니 인생의 길이 있지 않을까?

늘 너 스스로를 잘 들여다 보길 바래.


그게 이 세상에 유일한 너 자신이니 말이다.


오늘 와닿은 한 가지 더

운동 일과를 당신의 삶에 결합시키는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방전이다

운동할 때 우리는 몸과 마음 정신이 회복된다


그 힘든 필라테스를 견디면 이상하게 무언가 회복되는 기분이니까.

오늘도 건강한 하루가 되었으면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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