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춘기! 청춘의 신선함보다 어려운 40대의 꾸준함

by Ms 윤

요즘 또래랑 얘기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게 있다.

29에서 30은 그 정도가 아닌데, (아직 20대랑 가까워서인가?)

39에서 40은 사뭇 충격으로 느껴지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사춘기를 비교적 가볍게 넘겼던 사람들도,

질풍노도 사십춘기에는 대부분 격랑에 휩싸인다.



이제 인생의 반을 넘었다는 생각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았더라면?

좀 더 성실했더라면. 감정에 충실했더라면. 끈기 있게 버텼더라면.

심지어는 너무 안달하지 않고 조금은 대충 살았더라면?



앞으로도 삶이 화려하게 바뀌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비교적 최근인 30대의 과거보다 더 멀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던 20대가 아쉽게 느껴진다.

20대는 에너지가 많고 청춘의 황금기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진로, 관계, 연애 등 많은 기본적인 결정이 그때 이뤄져서일까.

그때의 자유와 기회가 돌이켜보면 더 소중하면서도 새삼 아깝다.



jason-leung-einR1jXesBY-unsplash.jpg Unsplash의 jason leung



젊은 시절이 그리워지는 이유


묵묵히 열심히 살고 있지만 티가 안나는 지금의 삶보다,

신선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느낌만으로 격려받고 관심의 대상이 되던 어린 시절.

나는 왜 그 시기를 잘 누리며 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부러운 걸까?

아마도 인정이란 건 노력을 입증하고, 우리가 소중하다는 걸 상기시켜 주기 때문일 거다.

다른 이들의 관심이 없다면 우리의 성취가 부족하다는 증거인지 의심을 받는다.



젊고 빛나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은 인정과 사랑을 받기 더 쉬웠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일 수 있다.

젊음은 신선함, 잠재력, 매력 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성인기의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저력과는 대조된다.

자기 자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축하받는 느낌에 대한 상실감은 어쩔 수 없다.

사실 진짜로 부러워해야 할 대상은 젊음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오는 에너지, 창의성, 흥분일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단조로움이 밀려오고 재미가 없어지니 새로움을 시작하고 싶은 유혹도 커지는 것이다.

새로운 직업,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나 자신에 대한 욕구는 강렬하다.

신선한 것은 언제나 흥미롭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모험처럼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불꽃이 된다.



ian-murray-HAijANYIc9c-unsplash.jpg Unsplash의 ian murray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현재


하지만 애초에 그렇게 귀염성 없었던 20대의 나.

그럼 나는 왜 이런 비교적 재미없는 삶을 살아왔는가?

놀랍게도 그것은 나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겁이 많은 편인 나는 찰나의 설렘이나 관심으로 가득 찬 삶보다는,

늘 조용한 안정감을 중시하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

그랬으니 결국 20대에 어떤 삶을 살았건 지금 비슷할 것이고, 한번 주목받고 끝나는 인생이 아니니 어차피 계속 정진해야 한다.



물론 인생에서 내린 여러 선택들에 대해 '만약에'라고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라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다른 버전을 상상하는 욕구에 이끌린다.

하지만 다른 어떤 선택을 했든 처음에는 색다르게 느껴지겠지만,

결국 그것이 꾸준히 지속되지 않는다면 최선의 선택도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 시작하기만 하는 건 여러 일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게 된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신선함은 그만큼 빨리 사라진다.

활짝 피었다 지는 꽃처럼 그 순간에는 설렘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감정은 곧 사라지고 다음 큰 일을 찾게 된다.

특히 결과가 느리거나 여정이 덜 흥미로울 때 포기는 더 빨라지고 허무해진다.



그래서 요즘 생각하는 것이 어떤 자리에서 뭘 하든

신선함보다 어려운 것이 꾸준함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삶보다

내가 적당히 좋아하는 일을 하며 좋아하는 위치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싶다.

40대는 내가 가진 것들을 완벽하게 바꾸는 게 아니라 고치고 다듬으면서 가야 하는 것 같다.



hannah-olinger-NXiIVnzBwZ8-unsplash.jpg Unsplash의 hannah olinger



의미 없는 일도 꾸준히 모이면 의미가 된다


꾸준하다는 것은 강한 나무로 자라는 묘목을 심는 일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새로움은 빨리 사라지지만,

꾸준함은 천천히 튼튼한 나무로 자라나는 것과 같다.

나무가 자라나는 데에는 수십 년간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 이상의 시간만큼 그늘과 열매,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한해 한해 지날수록 신선하고 흥미를 끄는 것들이 그립지만,

진정한 성취는 내면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외부의 인식은 일시적일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의견은 한 시가 다르게 변화하지만,

자기 계발, 기술 습득, 가치관에 충실한 내적 성취는 깊은 자부심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는 꾸준함이 기본이라는 것을 터득해 간다.



멍하고 글이 써지지 않는 아침이지만 의식적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목표는 30분 동안 방해 없이 조용히 글을 쓰는 것이다.

완벽하게 쓰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나 자신을 위해 머리에 엉켜 있는 생각이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글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 글을 쓰는 시간과 습관에 중점을 두는 일이었다.



물론 대단한 결과물이 없어서 힘이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나 영감보다 실제로 책을 완성하는 길은

한자라도 더 적어서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 상기하려고 한다.

아무리 작더라도 한 단계 앞으로 내딛는 것만으로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는 거니까.

부드럽고 은은한 꾸준함을 모토로 인생의 나이테를 겹겹이 쌓아가고 싶다.



40대의 꾸준함.png chatgpt로 그린 4컷만화(Mrs.Yoon) - 40대의 꾸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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