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이모+조카 둘 조합의 일본 여행기 1
새벽 네 시 십오 분, 맞춰뒀던 알람의 진동이 울리고 한참 꿈속을 헤매던 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어젯밤 준비해 둔 옷가지와 속옷을 챙겨 방문을 여는 순간 오른쪽에는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일곱 살 귀염둥이 내 조카 가온이. 이 이른 새벽 누구의 도움도 없이 이를 닦고 있다. 놀란 마음으로 가온이에게 인사보단 달그락거리는 부엌으로 향한다. “엄마, 가온이 벌써 일어났어요?” “내가 일어나서 더 자라고 살짝 나왔더니 고새 따라 나와서는 혼자 씻는다고 저러고 있네!”
그렇다, 오늘은 새로운 도전!!!! 할머니, 이모, 조카 둘의 일본 여행 시작일이다! 눈을 비비면서 가온이에게 인사를 한다.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해주는 가온이. 이야, 이 녀석도 엄마아빠 없이 하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꽤나 설레나 보다. 그 후로 아빠가 공항에 데려다준다고 일어나셨고 가온이 오빠, 아홉 살 규빈이는 아직도 한밤중이다. 일단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왔다. 여전히 한밤중인 규빈이의 이불을 걷어내고 불을 켰다. “규빈아, 일본 가야지!!!” 마지못해 규빈이가 일어난다. 이 녀석들 아침부터 꽤나 협조적이다, 이러면 일본 여행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밖에!!!
대강 옷을 챙겨 입고 나머지 짐을 싸서 깜깜한 새벽을 헤쳐 공항으로 왔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고속도로로 삼십 분 정도가 걸린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아빠를 보내고 수속을 하기 위해 에어 부산 카운터 쪽으로 향했다. 오픈 시간은 5:30부터이니 조금 기다려야 한다. 아이들의 눈은 말똥말똥, 배가 고프단 얘길 한다. 일단 수속하고 편의점에 가서 간단히 요기나 하자고 설득한다. 수속은 일사천리, 4박 5일의 일정을 위해 짐을 최대한 줄였다. 20인치 캐리어 하나와 26인치 캐리어 하나, 각각 무게는 10.5 kg과 16.5 kg이다. 에어 부산의 수하물 무게는 국제선의 경우 15 kg(몽골은 제외)이지만 네 명에서 꽤나 단출한 짐을 챙겨 와서인지 수속을 해주시는 분도 두 개 밖이냐며 별다른 얘기 없이 수속을 해주셨다. 아주 약한 감기 기운이 있는 기온이를 위해 코막힘을 뚫어주는 칙칙이를 하나 공항에서 샀는데 만오천 원이다. 밖에서도 이렇게 비싼가 싶으면서도 새벽에도 문을 열고 장사를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배가 고프단 조카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하곤 다 같이 1층으로 이동해서 로밍도 마쳤다. 전화 한 통이면 될 것을 이리 늦게 한 건 지난번 엄마의 해외여행에 로밍을 해줬는데도 제대로 사용 못했다는 엄마 때문에 확인차 로밍 센터에 들른 탓이다. SKT, KT, LG U+ 까지 디 모여있는 곳은 여섯 시에 문을 열어 10 여분을 기다리다 로밍을 마쳤다.
바로 출국 수속을 하고 들어와서 편의점으로 향했다. 꼬맹이들은 참치가 들어간 삼각김밥을 골랐다가 돈가스 삼각김밥이 있단 사실에 메뉴를 바꿨다. 난 제육 삼각김밥. 엄마는 너무 이른 아침이라 드시지 않겠단다. 그리곤 미소된장국도 하나. 근 삼 년 만에 먹는 삼각김밥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배가 고파 그런지 꽤나 맛있다. 따뜻한 미소된장국도 밤새 차가워진 식도를 데우기에는 충분하다. 간단하지만 이른 새벽 아침 식사로는 손색이 없다. 아이들도 맛있었다며 식사를 마쳤다. 쪼꼬미가 세입 남긴 삼각김밥은 내 위장으로 들어갔다.
조금 앉아 기다리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김해 공항엔 여행을 떠나는 이들로 시끌벅적하다. 7시 10분, 탑승 게이트가 열렸다. 자, 일본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에서의 더 생생한 이야기는 아래의 유튜브로!
https://youtube.com/@humanveingsclub
1인칭 시점으로 지구여행을 기록하고자 만든 채널입니다. #산티아고순례길 #포르투갈해안길 #포르투갈 #스페인 #덴마크 #헝가리 #스웨덴 #일본 #한국
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