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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적휘적 Oct 18. 2022

무명하나 소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어느 기자의 인간적인 이야기

여전히 담겨 있는 기자로서의 몸부림이 퍽 좋다.


여러 매체에서 접하는 기자들의 이야기는 포근했다. 그래서 한때 그 업을 꿈꾼 적도 있었다. 사명감 같은 구닥다리 낭만이 살아 있다고 믿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나, 여느 세상이 아니겠냐마는, 내가 보고 듣고 겪었던 (어쩌면 단편적일 수도 있는) 그곳의 실제는 모순과 실익을 좇는 곳이었다. 세상의 단면은 언제나 그러했고 그러한 통념에서 빗겨가는 곳은 많지 않았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런 나의 그러려니가 세상의 단면만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이었음을 이 소설을 통해 확인해 버려 조금 창피할 뿐이다.


나만의 공간에 글을 쓰는 나나, 지면에 기사를 쓰고 이토록 인간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겸 기자)나 펜을 드는 이유는 같구나, 싶다(정확히는 키보드 앞에 앉는 이유겠지만). 그러니까 그건 인간됨의 사명 같은 거다. 내가 인간이고 존엄하듯 당신도 인간이며 존엄하다고, 그것은 변치 않는 절대적 사실이며 그것이 지켜져야 좋은 사회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최유진은 이런 말을 했다.

“나아가던 중에 한 번 덜컹인 거요.“


간절한 몸부림이 모든 순간 정의를 향해 내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덜컹거린다고 해서 뒤로 후퇴하는 것이 아닌, 그럼에도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덜컹거리기에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기자의 몸부림과 눈물은 자신의 방향이 옳다는 것을 입증했고, 덜컹거림으로 그 신념은 견고해졌을 것이다. 그것은 이 사회를 정제하는 한 줌의 소금이자 세상을 바꿀 고고한 파도가 될 것이다.


생명으로서 호흡하는 한, 우리는 존귀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몸부림은(비단 기자들만의 것은 아닐 터다) 시대를 막론하고 기억되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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