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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Nov 05. 2024

러닝을 하며 깨달은 사실 8가지

러닝 초보가 본 러닝과 삶의 닮은 점

아직은 갈 길이 먼 러닝 초보이지만, 달리면서 러닝과 삶이 참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달리기는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실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운동인 것 같다.



1. "네 자신을 알라"

 - 지금 내 실력에 맞는 페이스가 있다는 것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러닝 초보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내가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우선인 듯하다.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또한 나만의 속도가 필요한 것 같다. 타인과 비교하며 현재 나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완주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 어쭙잖은 승부욕의 발동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


달리다 보면 나를 앞지르는 러너들이 부지기수이다.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다가 왠지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이상한 승부욕이 발동될 때가 있다. '저 사람은 내가 따라잡을 수 있겠는데?' 하면서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이다. 그날은 완주 실패다. 삶이라는 경주에서 나보다 저만치 앞서가는 사람들을 보며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뛰면서 늘 상기시키게 된다. 뱁새는 뱁새처럼, 황새는 황새처럼 자연스럽게 살자!  


3. "이만하면 됐지, 뭐"

 -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는 것


최근엔 매일 5km를 달리고 있다. 현재 내 실력에는 최대의 거리다.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나온 날은 준비 운동을 할 때부터 유혹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오늘은 가볍게 걷기만 할까?' 반대로 의욕을 가지고 달리는 날에도 4km 지점부터 슬슬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물 밀듯 밀려온다. '4km도 많이 뛴 거 아니야?' '힘들다, 오늘은 그냥 포기할까?' 뛰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내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일상에서도 "이만하면 됐지, 뭐" 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삶에 대한 '지구력'과 '끈기'를 러닝을 통해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4. "오늘 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고"

 - 한 걸음씩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 거리를 완주한다는 것


한 걸음을 뗀다. '아, 오늘 5km 달릴 수 있으려나? 언제 다 뛰지?' 하며 나약한 생각이 스친다. 한 걸음씩, 나의 호흡과 몸에 집중하며 '달릴 수 있을 만큼만 최선을 다해 달려보자' 란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때론, 인생이란 여정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럴 땐 그냥 오늘 하루를, 오늘 한 걸음을 만끽하자!라고 되뇌어본다.


5. "꾸준함이 답"

 - 나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돼 있다는 것


1분도 논스톱으로 뛸 수 없었던 내가 지금은 40분을 내리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랍다. '아, 나도 할 수 있구나'란 묘한 성취감에 도취될 때가 많다. 일주일에 6번을 뛰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실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1분이 2분이 되고, 5분이 되고 10분이 되었다. 갑자기 드라마틱하게 심폐지구력이 향상되는 게 아니 듯, 삶을 살아내는 '실력' 또한 한 순간에 좋아지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닫는다. 꾸준하게 오늘을 살아내는 일상이 쌓여 어느새 탁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6. "똑같은 하루는 없어"

 - 컨디션과 날씨는 매일 변한다는 것


매일의 몸 컨디션과 날씨는 다르다. 그래서 어떤 날은 가뿐하고, 또 어떤 날은 힘에 부친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기분 좋은 날, 뿌듯한 날, 즐거운 날, 설레는 날, 힘든 날, 슬픈 날, 허무한 날, 혼자 있고 싶은 날, 울고 싶은 날. 매일이 변한다. 그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면 힘겨운 날을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7. "오히려 좋아"

 - 달리는 것은 생각보다 고독한 운동이라는 것


난 내향인이다. 즉, 나의 에너지는 안으로 향한다. 내면에 품고 있는 질문들이 많다. 운동을 싫어하던 내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뛰고 있는 건 어쩌면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통해 깨닫기도 하고, 또 복잡하게 얽힌 사색들이 단순해지고 정리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삶을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찾기 위해서는 고독한 시간을 피할 수 없지만, 그 시간이 쌓여 나란 존재를 이해하게 되는 '오히려 좋은' 과정이 되지 않을까?


8.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과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라는 것


온갖 유혹과 속삭임을 이겨내고 목표한 거리를 완주했을 때의 그 순간은 아마 경험한 사람은 모두 이해할 것이다. 내 인생의 여정 끝자락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내 삶을 완주했구나! 고생했다! 후회 없어!' 하며 평온한 얼굴로 눈을 감을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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