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서툰 위로

감자와 감자전

by 더 로사 The ROSA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주말에 시간 되면 한 번 와. 아빠가 감자 캤대.”
목소리엔 걱정 반, 서운함 반이 섞여 있었다.
퇴원한 지 꽤 됐는데도 연락하지 않은 게
엄마는 서운해했던 모양이었다.

토요일 아침, 지수는 출근하고
나는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향했다.
남양주, 익숙한 동네.
고등학교 때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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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감자를 털던 아버지가 차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들었다.
“왔냐.”
아버지 스타일의 인사법이다.

"네."

짧게 대답한 후 집안으로 들어갔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저희 왔어요."

감자전을 부치던 엄마가 뒤집게를 내려놓으며 반갑게 웃었다.
“걱정 많이 했어. 눈은 어때? 아직 흐릿해? 병원에선 모라고 해?”

엄마의 걱정을 모른 척
나는 “괜찮아”라고 짧게 답한 뒤 밖으로 나왔다.

“아이고, 그만하길 다행이지. 다행이야 …”
밖으로 나오기 전 엄마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마음 한편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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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다 먹을 때쯤 아버지가 말을 꺼냈다.
“일은 언제부터 나가냐?”
순간 멈칫했다.

"좀 나아지면 나가야죠."

"남자가 일을 해야지. 집에 있으면 힘들어."

“회사에서도 힘들긴 마찬가지예요.”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감자전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다 겪는 일이야. 잘 이겨낼 거야. 아직 젊잖아.”
아버지를 따라 묵묵히 감자전을 입에 욱여넣었다.


젊다는 말이 위로가 될 나이는
이미 지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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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나가 담배를 피웠다.
아이는 강아지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뒤따라 웃는 아이의 모습에
이게 뭐라고, 코끝이 시큰해졌다.

부모가 된다는 건
매일 흔들리는 일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그 중심을 찾는 중인데,
세상은 자꾸 '괜찮다'하라며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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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길.
아이는 뒷자리에서 잠들었다.
라디오를 볼륨을 끄고, 창밖을 내다봤다.

감자와 감자전.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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