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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늘 Feb 11. 2021

그립지 않은

그립다는 말보다 슬픈 말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립지 않다는 말이 그립다는 말보다 더 슬프게 들린다. 두 사람 사이에 먼 거리가 생겼고 그 안에는 어떤 집과 동네와 도시와 지역이 있을 것인데, 마른 강과 나무 잘린 산도, 주인 모를 갈대밭도 있을 것인데, 두 사람을 뺀 모든 것들이 있을 것인데, 그 안에 그리움만 없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사이에 벽 하나를 두고도 그리워하는 인연에게 있었던 일이야 짐작이 된다마는, 수십 개의 벽을 두고도 그리워하지 않는 이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그들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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