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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un 15. 2021

한낱 너는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실수가 아니라 해도 잘못할 수 있어 삶이란 게 그런 것 같아 잘못과 실수 실패들과 성공과 성공도 실패도 없는 일들을 성실히 해나가는 것 그 안에서 액체 괴물처럼 흐물텅한 좌절도 만나고 동그랗고 단단한 행복도 만나는 그런 거 그러다가 하품하는 거


괜찮아

죄책감이 몸안에서 똬리를 틀고 언제라도 널 긴 송곳니로 콱 물어버릴 것 같아도, 너의 실수를 용서할 수 없어 스스로 심장만한 불덩이를 끌어안고 녹아내리는 고통으로 살 필요는 없어


저기 저위 우리 손이 닿지 않는 위대한 해님도 때론 지구를 말라 비틀게 해서 여러 생명을 앗아가기도 해

한낱 너는 아무리 화가나도 너 밖에 해치지 못하잖아  

   

지구와 역사를 같이하고 지구에 젖을 물리는 그 큰 어른 비님도 때론 모질게도 내려서 많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해

한낱 너는 나이는 어른이면서도 아직 어른이 아닌 너를 한심해하는 것뿐이잖아   

  

아가의 속살 같은 보드라움으로 지구를 순환시키는 바람도 때론 화를 참지 못해 태풍으로 모든 걸 날려버리기도 하잖아

한낱 너는 만인에겐 친절하되 너 자에겐 엄격해서 너에게만 못됐게 화를 낼 뿐이지    

 

그치만 너는 너의 태양이고, 너는 너의 빗줄기고, 너는 너의 바람인걸 이제 그만 적당히 화내고 너를 위로해주렴 괜찮다고 토닥이는 따뜻함과 너를 위해 흘릴 눈물 한 방울, 깊은 한숨을 토해낼 수 있다면 너를 다시 웃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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