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피어나는
울컥울컥 뿜어내는
젤리뽀처럼 말캉한
아가의 속살처럼 보드라운
한겨울 김이 모락모락 하얀 호빵처럼 따뜻한
새빨간
심장의 입체를 갖고 싶어
누군가에 기대어
어딘가에 기대야만 존재하는
회색의 그림자는
나를 위해 뛰어줄
새빨간 입체를 찾을 길 없어
누굴 위해 뛰고 있나
들춰봐도
온통 회색의 낯빛으로
납작해진 평면의 그림자일 뿐
햇살이 눈부시게 강한 날도
바람이 매몰차게 휑한 날도
늘 차디찬 평면의 몸뚱이 일뿐
갖고 싶어
새빨간 심장의 입체를
오로지 날 위해 뛰는
새빨간 심장을 훔치고 싶어
울컥울컥 뿜어내는 살아있는
오로지 나를 위해 뛰는
새빨간 심장의 입체를
갖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