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이방인> 뫼르소의 방
뫼르소(Meursault)라는 남자의 이름은 바다(Mer)와 태양(Soleil)을 합친 이름이다.
그 남자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죽음을 앞두고 감옥에서의 독백이 수기 형식으로 전개된 소설이 <이방인>이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부고를 받으면서 시작해 뫼르소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매사에 무관심하고 무감각하며 무의미한 태도로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성실히 그리고 솔직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어머니 나이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으며 장례식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서 바로 그다음 날, 수영을 하고 바닷가를 산책하다 돌아와 여자 친구인 마리와 함께 잠을 잔다. 미래의 계획도 없이 별 이미 없는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히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갇히게 된다. 법정에서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았고, 커피를 마시고, 장례식 다음 날 여자 친구와 잠을 잔 것, 하나하나를 해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는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이며 아랍인을 죽인 이유가 단순히 태양 때문이라는 그의 진술과 맞물려 몹쓸 인간이라는 인과관계를 만든다. 이렇게 억지로 맞춰내는 인과관계를 그는 ‘부조리’라 본다. 그러나 그런 부조리함에도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끝까지 가식 없는 솔직한 태도로 부조리함에 맞선다. 그러나 결국 그는 살인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엄마의 장례식에서 보인 자신의 무관심하고 무감각한 태도가 사회적 관습과 관례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감방이 바뀌었다. 여기서는 반듯하게 누우면 하늘이 보인다. 하늘밖에 안 보인다. 그 하늘 안에서 낮을 밤으로 데리고 가는 황혼의 색깔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는 감방에서 죽음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쳐본다. 자신의 판결이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고 억울한 부조리 상황임을 인식하게 되지만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기를 반복한다. 결국, 이 ‘부조리함’은 ‘감옥의 벽’처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는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이며 따라서 일찍 죽든 늦게 죽든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과 언제건 죽게 되는 건 자신이라는 것, 따라서 어떻게 죽든, 언제 죽든 다 마찬가지라는 결론에 이른 후,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상고를 거부한다.
이런 확신에 이른 후 상고를 거부하자 형무소 부속 사제가 뫼르소를 찾아온다. 부속 사제는 뫼르소에게 하나님을 믿고 속죄하기를 거듭 설득하지만, 뫼르소가 변함없이 거부하자, 뫼르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한다. 사제의 말에 뫼르소는 갑자기 목이 터지도록 고함을 치고 사제에게 욕설을 퍼붓고 사제복 깃을 움켜잡고서 자신의 속마음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사제의 신념에 대해 가치 없음을 토로한다.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있는 것에 대한 확신도 없을 거라며, 자신은 자신의 인생과 곧 닥쳐올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음을 목이 터져라 외쳐댄다.
사제가 나간 후에 그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눈을 뜨자 바로 위에 별이 보였고 들판의 소리들까지 들려왔다. 한밤의 냄새, 흙냄새, 소금 냄새가 풍겨와 관자놀이가 시원해졌다. 여름의 놀라운 평화가 밀물처럼 네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때 밤의 저 끝자락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는 소리였다.”
그는 아주 오랜만에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가 죽음을 앞두고 약혼자를 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한다. 아마도 엄마는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해방감을 느꼈고 처음부터 다시 살 준비가 되었던 게 틀림없다’며 그 누구도 엄마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권리는 없다고 말한다. 그 역시도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죽음과 정면으로 대면하면서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이다.
‘나와 세계가 무척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뫼르소가 사형을 기다리며 감방에서 남긴 말이다.
이방인 뫼르소의 감방, 누우면 하늘밖에 안 보이는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