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작던 아이의 손이 어느 날, 자연스럽게 나와 손깍지를 끼웠다.
아직은 손바닥보다 손가락이 먼저 닿는 작은 손인데,
그 손이 내 손을 더듬듯 찾다가 정확히 자리를 맞춘다.
처음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이는 걷다가, 멈췄다가, 다시 걷다가
그저 손이 필요했을 뿐이겠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에 괜히 숨을 고르게 된다.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싶어서,
이제는 손을 ‘잡는’ 대신 ‘끼는’ 걸 배웠다는 사실이
마음 한쪽을 천천히 건드린다.
여전히 한참은 작디작은 손이다.
내 손안에 고스란히 들어오고도 남는 크기인데,
그 안에 담긴 온기만큼은 묘하게 가득 차 있다.
꽉 쥐지 않아도, 힘을 주지 않아도
서로의 손가락 사이에 빈틈이 없다.
아이는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의 산책도, 이 손깍지도
그저 지나가는 하루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렇게 아무 말 없이 손이 맞물리는 순간들이
조금씩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간다는 걸.
언젠가는 이 손이 나보다 먼저 앞으로 나아가겠지.
더 이상 손을 찾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고,
깍지 대신 가벼운 인사만 남는 날도 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 작고 따뜻한 손을 놓치지 않으려
조금 더 천천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