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맞이하는 첫눈이 내리면 좋겠다.

by 노아

서울에는 며칠 전 밤에 첫눈이 크게 내렸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밤에 나가 눈밭을 뛰어놀 나이는 아니어서,

그 첫눈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창밖으로 흩날리던 눈은 잠깐의 소식처럼 지나갔다.


이번 주말엔 큰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괜히 그 말을 믿고 마음이 먼저 겨울로 가 있었다.

이 날을 위해 새로 산 아이 장갑을 꺼내 보고,

신발 밑창을 한 번 더 살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눈을

이미 한 번쯤은 함께 맞아본 사람처럼.


하지만 눈은 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비만 내렸다.

기다리던 마음 위로

계절이 한 박자 늦춰진 듯한 하루였다.


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첫눈이라는 건

해마다 처음 내리는 눈이 아니라,

누군가와 처음으로 함께 맞이하는 눈이 아닐까 하고.


아이에게 지금의 눈은

아직 이름 붙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차갑다는 것도, 미끄럽다는 것도,

손에 쥐면 사라진다는 것도

조금 더 자라야 알게 될 일들이다.

그래서 이번 겨울의 첫눈을 놓친 건

아쉬움이 아니라 순서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계절을 함께 건너가고 싶다.

밤이 아닌 낮에,

잠이 아닌 깨어 있는 시간에,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

같은 눈을 바라보고 싶다.


언젠가 눈이 내리면

그날은 꼭 함께 나가

첫눈을 맞이하고 싶다.

그리고 그 눈이,

우리의 첫눈이다.

이전 26화스쳐 지나간 순간이 누군가의 시작이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