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RI Apr 16. 2023

INFP의 단상

작은 것들을 위한 글쓰기

나는 대체적으로 행복할 때 글을 쓰는 거 같다. 엉뚱한 상상을 하고 그 짧은 생각을 글로 적어낼 때는 대부분 일상의 여유가 있는 순간이었다. 야근으로 반복된 일상의 퇴근길에 여느 때처럼 유튜브 영상을 멍하니 바라보다, 흘려듣던 영상에서 한 문장이 귀에 맴돌았다. 큰 사람은 작게 입을 수 없지만 작은 사람은 크게 입을 수 있다는 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은 사람이기 때문에 작은 것이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작은 것에 어울리는 단어나 문장이 뭐가 있더라. 작고 사랑스러운, 작고 귀여운, 작고 보잘것없는… 일반적으로 누군가에게 얘기를 하거나,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것들 뒤에는 대체적으로 기분 좋아지는 말이 따라오는데, 소설이나 책에서 읽은 문장에는 꼭 작은 것은 보잘것 문장이 잘 쓰이던 게 생각이 났다. 나는 이렇게 작은 것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수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 작은 것을 생각해 낼 작은 시간도 없는 일상이 참 보잘것 없이 느껴졌다. 작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만들어보자. 나의 작고 귀여운 글이 좀 더 잘 쓰이도록. 긴 하루 속 휘몰아치는 일 속에 잠깐 떠오른 이 작은 생각을 흘려보내지 말아야지. 오랜만에 글쓰기를 다짐하며 오늘 내 머릿속은 작은 것들로 가득 채웠다. 마치 아빠옷을 입고 놀이터에 나타난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작가의 이전글 INFP의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