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은 논리적이지만, 문제풀이 발상은 논리적이지 않다
수학 문제를 읽고, 위 그림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1, 2, 3, 4개가 있다고 하자. 그럼 우리는 1번 아이디어에서 파생된 또 다른 1, 2, 3, 4의 아이디어로 '실험'을 한다. 그렇게 2단계, 3단계를 거쳐... 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그것이 곧 문제풀이가 된다.
결론에서 쳐다보면, 아이디어들이 하나하나 이어진 연결고리는 참으로 논리적이다. 그러나 발상이라는 관점에서는, 전혀 논리적이지가 않다. 문제를 푸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많은 선택지를 모두 일일이 실험을 하고, 그중에 성공된 선택지를 세상에 발표하는 것과 같다. 마치 과학자가 하는 수많은 실험처럼. 물론, 그 선택지를 최소화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실험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학생들과 나(강사)와의 차이는 단지, 나는 그들보다 먼저 앞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그런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어요?'
라는 질문에는,
"그저 이리저리 사고를 많이 해보고 부딪히며, 사고의 지경을 넓히는 수밖에 없다"라고 대답해 준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을 가던 사람은 항상 그 길 밖에는 못 간다. 하지만, 일일이 여기저기 막다른 길도 가보고,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통해 도착지에 도달한 사람은 왜 저 길은 가지 말아야 하는지, 왜 이 길로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가끔 카페 게시판에 어떤 강사가 그 발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개념이 부족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행착오가 하나 없이, 논리 필연적으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제의 조건으로부터 아이디어는 다양하게 출발할 수 있고, 그 아이디어의 선택지를 일일이 시행하여,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 수학 문제 풀이이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누적되다 보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말이다.